러 언론, 보론초바 텔레그램 채팅방 발언 입수

마리아V로 활동…소식통 “푸틴 딸 맞다”

“서방, 우리 번영 안 원해”…푸틴 수사학 반복

크림반도 ‘병합’ 단어 사용에 “국민 의지 간과”

“이너서클,푸틴에 제동 기대 이유 적어”평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첫 부인 류드밀라 푸티나 사이에서 얻은 장녀 마리아 보론초바의 모습 [타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첫 부인 류드밀라 푸티나 사이에서 얻은 장녀 마리아 보론초바의 모습 [타스]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우크라이나 침공을 결정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장녀인 마리아 보론초바(37·사진)가 모교인 모스크바국립대 의학과 졸업생의 텔레그램 채팅방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시사 문제에 관해 푸틴 대통령과 유사한 언사를 하고 있다는 보도가 19일(현지시간) 나왔다. 푸틴 대통령과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다는 추론 속에 가족을 통해 전쟁을 멈추도록 하려는 시도가 무의미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라트비아에 본사가 있는 러시아 독립언론 메두자는 웹사이트 ‘리퍼블릭’의 편집장 드미트리 콜레제프가 전날 보론초바의 견해를 보여주는 채팅방의 화면 캡쳐본을 공유했다며 여기에 나타난 글이 진짜라면 러시아 대통령의 가장 가까운 친척 가운데 한 명의 정치적 사고를 엿볼 수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보론초바는 푸틴 대통령의 전 부인 류드밀라 푸티나가 낳은 딸로 소아 내분비 전문가다.

이에 따르면 보론초바는 ‘마리아(Maria) V’라는 아이디로 대화에 참여했다. 보론초바의 텔레그렘 계정을 알고 있는 기자 등 2명이 ‘마리아 V’는 푸틴 대통령의 딸임을 확인했다고 메두자는 설명했다. 보론초바는 작년 가을 170여명이 있는 채팅방에 합류했을 때 자신을 2011년 졸업생 마리아 보론초바라고 소개했다며 기자들이 알고 있는 그의 학력과 일치한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공개된 캡쳐본을 보면, 보론초바는 주요 이슈에 대해 서방을 강력하게 비판하는 푸틴 대통령의 수사를 반복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장녀 마리아 보론초바가 활동하고 있는 모스크바국립대 의학과 동문들의 텔레그렘 채팅방의 대화창을 캡처한 것이라며 러시아 독립언론 메두자가 19일(현지시간) 공개한 사진이다. 위쪽 얇은 빨간선엔 보론초바의 대화명 '마리아V'가 보인다. 아래 굵은 빨간선은 그가 “서방의 어느 누구도 우리나라가 번영하는 걸 원치 않는다”고 쓴 대목이다. 메두자 등은 보론초바가 서방을 비판하는 푸틴 대통령과 세계관을 공유하는 것 같다며 가족을 통해 전쟁 중단을 푸틴 대통령에게 설득하는 건 무의미할 수 있다고 했다. [메두자 홈페이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장녀 마리아 보론초바가 활동하고 있는 모스크바국립대 의학과 동문들의 텔레그렘 채팅방의 대화창을 캡처한 것이라며 러시아 독립언론 메두자가 19일(현지시간) 공개한 사진이다. 위쪽 얇은 빨간선엔 보론초바의 대화명 '마리아V'가 보인다. 아래 굵은 빨간선은 그가 “서방의 어느 누구도 우리나라가 번영하는 걸 원치 않는다”고 쓴 대목이다. 메두자 등은 보론초바가 서방을 비판하는 푸틴 대통령과 세계관을 공유하는 것 같다며 가족을 통해 전쟁 중단을 푸틴 대통령에게 설득하는 건 무의미할 수 있다고 했다. [메두자 홈페이지]

보론초바는 “서방의 어느 누구도 우리나라가 번영하는 걸 원치 않는다. 그들은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게 가능한 모든 일을 해왔다”며 “갑자기 러시아가 1990년대와 같이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완전한 원자재 부속물이 된다면 우리가 번영하는 경제에 살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누구 탓으로 돌릴지 관심”이라고 했다.

보론초바는 한 회원이 러시아가 2014년 우크라이나의 크름(크림)반도를 흡수한 걸 설명하려고 ‘병합’이라는 단어를 쓰자 “국민의 의지를 간과한 것”이라고 비판했다고 한다. 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크름반도에 도달했다면 군대를 영구 주둔시켰을 거라고 주장했다고 메두자는 전했다.

보론초바는 채팅방에서 푸틴 대통령에 대해 직접적으로 묻는 질문에 경솔한 대답을 한 것으로도 나타났다. 한 회원이 푸틴 대통령의 별장에 대해 얘기할까라고 의향을 물으면 “좋아, 하자”라며 이모티콘까지 붙였다고 메두자는 설명했다. 보론초바는 또 한 회원이 푸틴 대통령을 언급하며 ‘한 사람 때문에 수년간의 일이 수포로 돌아갔다’고 지적하자, “한 사람 때문에…”라고 뜸을 들이며 “흥미롭다고 쓰고 싶지만 흥미로운지 모르겠다”고 했다.

캡처본을 공개한 콜레제프는 “마리아 V가 진짜 마리아 보론초바라고 분명히 말할 수 없다는 점을 다시 강조한다”면서도 “정황 증거와 두 명의 소식통은 그를 지목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푸틴의 최측근 가족이 현재 전개되는 일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짐작할 수 있다”며 “푸틴의 이너서클 내부에서 반대를 기대할 이유가 더 적다는 걸 의미한다”고 말했다.


hong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