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기업 컨테이너 운임, 미국 노선 중심으로 상승세
상하이 봉쇄로 글로벌 운임 하락에도 장기 계약 운임 올라
해운동맹 임시 결항, 선복 확보 어려워…항공 운임도 ‘들썩’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중국의 봉쇄 조치로 글로벌 물동량이 줄었지만, 국내 수출 기업의 물류 비용 부담은 더 커지고 있다. 글로벌 해운동맹의 임시 결항으로 화물을 선적할 선박을 구하기 어려운 데다 대체 수단인 항공 화물 운임 역시 반등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17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수출기업이 계약한 뒤 신고한 컨테이너 평균 운임(1FEU 기준, 1FEU는 40피트 컨테이너 1개)은 ▷미국 서안 1403만1000원 ▷미국 동안 1626만7000원 ▷유럽노선 1334만9000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3월 하락세를 보였던 미국 서안 노선 운임은 1개월 만에 다시 4.5% 오르며 반등세로 돌아섰다. 롱비치항과 로스엔젤레스(LA)항 적체 현상이 장기화하면서 서안 노선 대신 대체 노선으로 이용된 미국 동안 노선이 1월 이후 4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6%나 상승한 것이다.
이런 오름세는 중국 상하이항을 기준으로 한 글로벌 운임지수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연초 이후 하락세를 보이는 것과 대조적인 흐름이다. SCFI는 올해 1월 초 5109.6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뒤 17주 연속 내리면서 지난 13일 4147.83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7월 말(4196.24) 이후 9개월 반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국 상하이 지역 봉쇄로 인해 중국발 물동량이 크게 줄면서 스팟 중심의 단기계약의 경우 운임이 하락하고 있지만, 장기계약은 선복량 부족 현상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에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다”며 “스팟 계약이 주로 반영되는 SCFI 지수가 실제 수출기업이 느끼는 운임 부담을 모두 반영하지 못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발 물동량이 줄면서 글로벌 해운사들이 일부 운항을 취소한 점도 수출기업들이 수출 화물을 선적할 선복을 구하는 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영국해사조사기관 드류리(Drewly)에 따르면 각 해운 동맹의 임시결항(Blank Sailing)에 따라 지난 4월 중순부터 이달 초까지 북미와 유럽 노선 580편 중 7%인 39편이 취소된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 서안 주요 항구의 컨테이너 처리기간이 늘어나면 컨테이너선의 복귀 시점이 늦어져 선복량 확대에 지장을 준다. 실제 지난 3월 롱비치 항과 LA항의 의 컨테이너 평균 처리기간도 6.3일로 집계돼 2개월 만에 혼잡기간이 다시 6일을 넘어섰다.
한편 수출 기업들이 해상운송 대신 항공 화물 운송을 대체수단으로 선택하면서 항공화물 운임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글로벌 항공사들의 국제선 운항 재개로 벨리 카고(Belly Cargo·여객기의 화물칸) 공급이 늘어나면서 항공 화물운임지수(TAC Index)는 지난 1월 1㎏당 10.9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하락세를 보이며 지난 3월 8.18달러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상하이 봉쇄 여파가 반영된 지난달에는 9.6달러로 급반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