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3993대 판매…2012년 4월 이후 최다 기록
차급 뛰어넘는 공간성·박스카 디자인 ‘인기 비결’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기아 레이가 지난달 4000대 가까이 팔리며, 10년 만에 가장 높은 월 판매량을 기록했다. 출시 시점에서 판매 정점을 찍은 뒤 갈수록 판매가 감소하는 것이 일반적인 자동차 시장이지만, 레이는 10년이 넘도록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큰 차를 선호하는 고객들이 늘어나며 시장이 위축되는 상황에서 거둔 성과라 더욱 의미가 크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 레이는 지난달 3993대가 팔렸다. 이는 2012년 4월 기록한 4086대 판매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은 월 판매량이다. 기아 ‘모닝’(2790대), 현대차 ‘캐스퍼’(3420대) 등 경쟁 모델을 제치고, 경차 차급에서 가장 높은 판매고를 올렸다.
레이는 올해 들어 매달 3000대 이상이 꾸준히 팔렸다. 1월 3598대, 2월 3218대, 3월 3566대가 판매됐다. 경차 시장의 다른 경쟁 차종에 비해 압도적인 계약 대수와 미출고 물량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레이의 인기 비결로 차급을 뛰어넘는 공간성을 꼽는다. 레이는 작고 귀여워 보이는 겉모습과 달리 차량 내부 공간이 넉넉하다. 특히 와이드 오픈 슬라이딩 도어, 뒷좌석 6:4 분할 폴딩 시트, 앞좌석(조수석) 시트 폴딩 등을 활용하면 유모차, 자전거 등 부피가 큰 물건도 쉽게 적재할 수 있다.
앞좌석 동승석 시트를 앞쪽으로 260㎜, 뒷좌석 시트를 뒤쪽으로 200㎜ 밀고, 앞좌석 동승석 도어와 뒷좌석 슬라이딩 도어를 모두 열면, 1432㎜의 넓은 승하차 입구 폭을 확보할 수 있다.
출시 때부터 화제를 모은 ‘박스카’ 디자인도 레이만의 경쟁력이다. ‘경차의 성지’로 불리는 일본에서는 디자인과 공간 활용도를 이유로 박스카 차량이 흔하지만, 국내에서는 레이가 유일하다.
최근에는 적재 공간을 확장하고, 상하차 편의성을 높인 ‘1인승 밴’ 차량까지 출시하며, 선택의 폭을 넓혔다. 전용 격벽과 평평한 바닥 구조로 신장 180㎝(최대 세로 길이 191㎝)가 넘는 성인 남성도 편히 누울 수 있다.
탄탄한 중고차 가격도 장점이다. 최근 차량용 반도체 부족, 코로나19로 인한 공급망 이슈 등으로 신차 납기가 길어지면서 중고차 가격이 오르고 있는데, 레이의 가격 상승세는 독보적이다.
SK엔카, 케이카 등 국내 주요 중고차 업체 시세에 따르면 1만㎞를 주행한 기아 레이의 가격은 약 1300만 원대 수준이다. 주행거리 5만㎞ 차량도 1000만 원이 넘는다.
실제 레이의 신차 가격은 1275만원~1580만원 수준인데, 중고 매물과 200만원~300만원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기아 관계자는 “하반기 상품성을 높인 새로운 레이를 시장에 투입하고, 판매량 확대에 나설 것”이라며 “고객들의 요구와 시장의 변화에 따라 무한한 변신을 계속해 온 레이가 앞으로도 꾸준히 사랑받는 대한민국 대표 경차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