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사 발언 횟수로 본 키워드
‘세계’ 13회 언급 국제사회 역할 강조
상식·정의는 빠져…文정부와 차별성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서울 국회의사당 앞마당에서 열린 20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통해 가장 많이 쓴 단어는 ‘자유’였다. 모두 35번 사용됐다. ‘자유’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취임사에서는 한 번도 언급되지 않았던 단어다.
우리나라가 국내외적으로 위기에 처해있다고 지적한 윤 대통령은 “이 어려움을 해결해 나가기 위해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그 가치를 ‘자유’에서 찾았다. 자유민주주의와 공정한 시장경제를 최우선 가치로 삼아 국정 운영을 하겠다는 선언으로 읽힌다. ‘우리나라’(5번)를 포함해 ‘우리’도 19차례나 사용했다. ‘우리’는 ‘국민’, ‘나라’ 등과 함께 역대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자주 사용해온 단어지만 윤 당선인이 언급한 횟수는 역대 가장 많다. 그는 ‘우리 공동체’, ‘우리 사회’, ‘우리 국민’을 언급하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국민과 함께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윤 대통령의 의지가 담겼다는 분석이다. ‘국민’과 ‘나라’는 각각 15번, 14번 사용됐다.
짧은 취임사에서 ‘세계’를 13회 언급한 것도 눈에 띈다. 윤 당선인은 취임사 말머리에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과 함께 “자유를 사랑하는 세계 시민 여러분”을 언급했고 ‘세계 시민의 연대’를 강조했다. 국제사회에서 책임 있는 국가의 역할을 다하고 세계로부터 존경받는 나라를 지향하겠다는 굳건한 의지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윤 대통령은 또 ‘평화’를 12회 언급했다. 그는 특히 “자유민주주의는 평화를 만들어내고 평화는 자유를 지켜준다”면서 자유와 평화를 함께 이룩해야 하는 가치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경제’, ‘성장’, ‘과학’(5회), ‘인권’(4회), ‘공정’, ‘책임’, ‘사랑’(3회) 등도 중요한 단어로 사용했다.
문 전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34차례나 언급했던 ‘대통령’은 이날 취임식에 참석한 인물을 지칭하는 단어로만 쓰였다. 자신을 ‘대통령’이라 칭하며 어떤 대통령이 되겠다는 식의 다짐을 하지 않았다. 또한 문 전 대통령이 즐겨 사용했던 단어인 ‘상식’이나 ‘정의’, ‘소통’, ‘통합’은 쓰지 않았다. 전임 정부와의 차별성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윤 대통령은 문 전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쓰지 않았던 ‘북한’을 5번 언급했고 한반도와 비핵화도 각각 3번, 2번 사용했다. 그는 북한을 향해 “대화의 문을 열어놓겠다”면서도 “실질적인 비핵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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