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전 이후 첫 미·印 정상회담

“바이든, 모디와 1시간여 화상만남

”러産 원유 수입 印이익 부합 안돼“

”제재 관련 “위반 하지 않았다” 해석

“러産 미사일 수입 제재도 한발 후퇴

”中견제 쿼드 협력 위한 노력 뚜렷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나렌드라 모디(사진 오른쪽 상단 화면) 인도 총리와 화상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이 자리엔 미국 측에서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배석했다. 인도에선 라자 낫 싱(오른쪽 두번째) 국방장관과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외무장관이 참석했다. 두 나라 국방·외무장관은 이 정상회담 뒤 별도로 2+2 회담을 진행했다. [AP]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나렌드라 모디(사진 오른쪽 상단 화면) 인도 총리와 화상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이 자리엔 미국 측에서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배석했다. 인도에선 라자 낫 싱(오른쪽 두번째) 국방장관과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외무장관이 참석했다. 두 나라 국방·외무장관은 이 정상회담 뒤 별도로 2+2 회담을 진행했다. [AP]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에게 러시아산 에너지와 다른 물품의 수입을 늘리는 건 인도에 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미 백악관이 밝혔다.

미 워싱턴포스트(WP)·블룸버그와 인도 일간 타임스오브인디아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모디 총리와 이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첫 정상회담을 화상으로 갖고 “미국은 인도가 러시아에 덜 의존하게 될 에너지 수입 다변화를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고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이 전했다.

인도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러시아산 원유 구매량을 늘렸다. 서방의 제재로 판매처가 줄어든 러시아가 상대적으로 싼 값에 원유를 내놓자 인도가 전략적으로 접근한 것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인도는 작년 러시아에서 1600만배럴의 원유를 수입했는데, 올 들어선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두 달도 안 돼 러시아산 원유 1300만배럴을 구매했다.

인도는 중국을 견제하려고 꾸려진 비공식 안보협의체 쿼드(Quad)에 미국·일본·호주와 함께 참여하면서도 대 러시아에 제재엔 동참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지난 6일 브라이언 디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인도에 실망했다며 러시아와 노골적인 전략적 제휴를 하면 결과가 심대할 것이라고 경고하는 등 껄끄러운 분위기 와중에 양국 수장이 회담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두 나라는 쿼드에서 협력하기 위해 긴장을 회피하면서 철저히 ‘기브 앤드 테이크(주고받기)’식 외교를 했다는 점이 행간에서 녹아난다.

사키 대변인은 한 시간 가량 진행된 회담에 대해 “적대적이 아니라 건설적이고 생산적이었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인도의 에너지 수입을 다양화하는 걸 도우면 좋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인도는 에너지의 약 1~2%를 러시아에서, 10% 가량은 미국에서 수입한다고 사키 대변인은 덧붙였다.

사키 대변인은 “그들(인도)은 (러시아산)원유를 수입함으로써 제재를 위반하지 않았다”며 “이는 미국이 내린 결정이다. 다른 나라들이 그들만의 계산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고 했다.

백악관이 지난달 달리프 싱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이 이끄는 대표단을 인도에 보내 제재 위반의 영향을 전달한 것과 달라진 판단을 한 셈이다.

사키 대변인은 인도가 2018년 10월 러시아의 S-400 방공 미사일 5개 포대 분량을 50억달러에 구매한 점이 미국 적대 세력에 대한 제재 대응법(CAATSA)에 해당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했다고 타임스오브인디아는 전했다. 미국은 앞서 S-400를 산 터키에 대해 CAATSA에 따라 제재를 부과한 바 있다.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은 인도가 러시아에서 할인된 가격에 원유를 구입하고, 무기를 구매하는 데 대해 공개적으로 경고와 실망을 표명했지만, 이런 입장은 양측의 비공개 논의와 반대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모디 총리는 회담 모두 발언에서 우크라이나 부차의 대량학살에 대해 “매우 우려스럽다”고 했다. 또 “미국과 우정이 향후 25년간 인도의 발전 여정이 필수적인 부분이 될 거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과 인도는 이 러시아 전쟁의 불안정한 영향을 관리하는 방법에 대해 긴밀한 협의를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두 정상의 회담에 이어 양국은 워싱턴DC에서 외교·국방장관 간 이른바 ‘2+2’ 대면회담을 진행했다. 라자 낫 싱 인도 국방장관은 “10년 동안 미국의 방위물자 공급량은 미미한 수준에서 누적으로 200억달러를 넘었다”며 “미국 회사의 인도 투자를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인도 언론은 전했다.

홍성원 기자


hong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