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없이 많은 사람과 악수하면서 살아왔고 살아갈 것이다. 유래만큼이나 사람마다 악수하는 방식도 다양한데 필자는 상대방과 눈을 마주치며 악수한다. 관상의 절반이 눈이라고 하니 첫 대면부터 상대를 파악하는 방법도 될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 친근감을 표시하기에 좋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은 익숙함의 편견에 빠지지 말라고 우리 삶 속에 낯설음을 심어놓으신다.
최근 필자가 근무하는 로펌에 입사한 김세진 군과의 만남이 그러했다. 공익위원회 활동을 함께하기 위해 만난 자리에서 습관처럼 눈을 마주치며 악수를 했는데 악수하는 손이 매우 낯설었다. 그는 오른쪽 손가락이 두 개밖에 없었다. 그런데 익숙하지 않음에 당황한 것은 다섯 손가락의 필자였고 그는 오히려 당당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는 두 다리마저 의족을 해야 하는 선천성 장애를 가지고 태어났다. 갓난아기 때 보육원 앞에서 발견된 그를 봉사하러 갔던 현재의 어머니가 입양하여 사회의 편견과 맞서며 키웠다. 가슴으로 낳은 어머니의 사랑에 힘입어 국가대표 수영선수로 올림픽을 비롯하여 장애인 수영 종목을 휩쓸었고, 미국 뉴욕주립대를 졸업하였다. 장애를 극복한 스토리만큼 삶에 대하여 확고한 신념이 아름다운 청년이다.
장애인의 이동권 보장을 위하여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진행하고 있는 지하철 시위에 대하여 국민의힘 이준석 당 대표가 “최대 다수의 불행과 불편을 야기하여야 본인들의 주장이 관철된다는 비문명적 관점으로 불법 시위를 지속하고 있다”고 거세게 비판하는 등 이를 둘러싼 논쟁이 뜨겁다.
병역 기피나 보험 사기 등 극단적인 예외를 제외하고는 장애를 지니고 살기를 원하는 사람은 없다. 그럼에도 장애인은 다방면에 걸쳐 많은 불이익을 받으며 살고 있다. 장애인이라고 특혜를 주는 것은 평등의 원칙에 반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합리적 차이를 인정하지 못하는 형식적 평등에 매몰된 주장이다.
기회 및 대우에 있어 효과적인 평등을 위한 장애인에 대한 특별 조치가 비장애인에 대한 차별 대우로 간주되면 안 된다. 실질적 평등은 단순한 기회의 평등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결과의 평등을 지향하는 것이다. 육상 400m 트랙의 출발점이 각각 다른 이유처럼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동일한 조건에서 경쟁해야 평등하다는 주장은 오히려 불평등을 더욱 심화시키는 결과를 낳을 뿐이다.
장애가 있는 국민이 5% 정도에 이른다고 한다. 결코 적지 않은 소수다. 인권은 다수에게는 여러모로 불편한 개념일 수 있지만 고(故) 윤성근 판사의 말처럼 설령 소수자에 대한 것이라도 우리 모두의 문제이며 사회 전체가 함께 해결해야 하는 보편성을 지닌 것이다. 사회적 소수가 낯설 수는 있지만 결코 잘못은 아니기 때문이다.
헌법을 비롯하여 50여개가 넘는 관련 법령이 있지만 장애인들이 온갖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지하철 시위를 할 정도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장애인에 대한 당연한 보호와 배려 문제마저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갈등의 소용돌이로 모는 자들에게 당신도 언제 장애인이 될지 모른다고 조언하고 싶지는 않지만 아름다운 청년 김세진 군을 비롯하여 선천적·후천적 장애를 가진 변호사와 직원들이 함께 어우러져 일하는 필자가 근무하는 로펌에서 아주 철저한 출근 관리하에 인턴을 경험해보기를 권하고 싶다.
이찬희 법무법인 율촌 고문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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