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인·밤 12시’ 완화 첫날 분위기

영업시간 바뀌어도 안내판 제자리

영업시간 연장에도 홍대거리 한산

“1시간 연장…야간장사 영향 미미”

정부 2주 후 안정 시 방역 완화 예고

전문가 “격리 없이 진료 가능해야”

밤 12시까지 영업이 가능해진 첫날이었던 지난 4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한 실내 포장마차의 출입구. 밤 12시까지 영업이 가능하지만 영업시간 안내판은 바뀌지 않은채 붙어 있다. 김희량 기자
밤 12시까지 영업이 가능해진 첫날이었던 지난 4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한 실내 포장마차의 출입구. 밤 12시까지 영업이 가능하지만 영업시간 안내판은 바뀌지 않은채 붙어 있다. 김희량 기자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1시간 연장요? 자영업자 약 올리는 것도 아니고…. 실외 마스크 해제도 검토한다면서 왜 밤 12시까지로 묶는다는 건지 이해가 안 돼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시행 중인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에 따라 사적 모임 인원 제한은 10명·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은 밤 12시까지로 완화된 첫날. 서울 마포구 홍익대 인근 젊음의거리는 예전의 명성을 아직 회복하지 못한 채 한산한 모습이었다.

지난 4일 밤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한 고깃집. 저녁 손님들이 한꺼번에 빠진 뒤 오후 11시께부터 20여 분 가까이 새로운 손님은 한 팀도 들어오지 않았다. 60대인 점주 최차수 씨는 “2년 동안 영업시간 제한에 익숙해져서 사람들이 안 나오는 것 같다”면서도 “장사라는 게 손님이 안 온다고 그날 바로 문 닫고 들어갈 수 있는 게 아니다”며 자리를 지켰다. 코로나19 사태 전에는 오후 4시께부터 다음날 오전 4시까지 운영했던 이 업소는 거리두기 완화에 따라 이날 자정까지 영업시간을 1시간 늘렸다.

최씨는 “전면해제를 해야 하지만 당분간 구인난도 있을 것”이라며 “영업시간 제한으로 직원들을 쪼개 쓰면서 종일 근무하던 요식업 직원들이 적지 않게 공장 쪽으로 갔다”고 부연했다.

밤 12시까지 영업이 가능해진 지난 4일 오후 11시30분께 서울 마포구 홍익대 인근 젊음의거리. 거리가 한산해 보인다. 김희량 기자
밤 12시까지 영업이 가능해진 지난 4일 오후 11시30분께 서울 마포구 홍익대 인근 젊음의거리. 거리가 한산해 보인다. 김희량 기자

같은 날 테이블의 4분의 3이 찼던 인근 A 실내 포장마차도 자정까지 운영했다. 하지만 ‘오후 11시까지’였던 영업시간 안내판을 그대로 붙인 채 손님을 받았다. 오후 11시가 다가와도 손님들은 새로 술을 더 주문했지만, 30대 점주 B씨의 얼굴이 밝지만은 않았다. B씨는 “원래 (다음날)오전 5시까지 일하면 (오전)3시까지는 풀로 찼던, 이 동네에서 손꼽히는 매장”이라며 “영업시간이 1시간 늘어난다고 월세랑 관리비가 달라지는 것도 아니다. 전면해제 말고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토로했다.

영업이 가능해도 더 연장하지 않는 곳도 있었다. 오후 11시30분께 업소 앞 홍보 풍선 기둥을 정리하던 한 술집 직원은 “직원들 퇴근 시간이 애매해져서 거리두기가 완화돼도 저희는 (오후)11시까지만 영업을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자정이 가까워지자 삼삼오오 거리로 나온 사람들은 젊음의거리에서 재개된 버스킹 공연에 잠시 발길을 멈추기도 했다. 이 거리의 버스킹 공연은 감염 우려로 1년 4개월 동안 중단됐다 이달부터 재개됐다.

친구와 놀러 나온 중국인 유학생 육모(21) 씨는 “저는 주로 오후에 일어나서 밤에 다니는 유형”이라며 “코로나19 때 저녁에 갈 곳이 없어 심심했는데 이제는 할 수 있는 게 늘어날 것 같아 기대된다”고 말했다.

밤 12시까지 영업이 가능해진 5일 0시께 서울 홍대 젊음의 거리 버스킹 공연 모습. 식당 등에서 나온 시민들이 앉아서 공연을 듣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김희량 기자
밤 12시까지 영업이 가능해진 5일 0시께 서울 홍대 젊음의 거리 버스킹 공연 모습. 식당 등에서 나온 시민들이 앉아서 공연을 듣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김희량 기자

연인과 데이트를 나온 프리랜서 최모(32) 씨는 “장거리 연애 중이라 만났을 때 더 추억을 쌓고 싶은데 시간 제한이 있어 아쉽다”며 “거리두기에 적응된 사람도 있겠지만, 놀 사람은 알아서 다 놀면서 확진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4일)은 (오후)10시가 피크 시간일 줄 알았는데 일부 식당만 붐비고 편차가 큰 거 같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유행이 진정되면 2주 후부터 방역 완화를 예고한 만큼 정상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체계를 하루빨리 마련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천은미 이화여대 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격리 해제 뒤 폐렴이 돼 대학병원에 오시는 분들을 본다”면서 “감옥에 가뒀다 나빠지면 진료 보라는 식이 아니라 치료제 처방이 더 수월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미크론 대유행을 거치며 자연면역을 만드는 상태에 이르렀다”며 “일반 호흡기 질환처럼 격리 없이 모든 병원에서 진료가 가능하게 되는 게 방역 완화의 전제 조건”이라고 말했다.


hop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