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박기 인사’ 논란 조선산업 해법은
산은, 박두선 대표·감사 등 선임 싸고 논란
대우조선해양 직간접 공적자금 13조 투입
지난해 영업손실 1.8조…6년여만에 최대
매각·인력확보·경영 불확실성 해소 숙제로
윤석열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와 청와대가 대우조선해양 ‘알박기 인사’논란으로 설전을 이어간 가운데 차기 정부는 현 정부에서 완수하지 못한 조선업계 산업경쟁력 강화와 구조조정 업무를 떠안은 모양새다. 대우조선해양에는 지난 20여 년 간 13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자금이 투입됐지만 정작 지난해 대규모 영업손실을 내며 실적에도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인사 문제보다 당장 조선산업 인수합병(M&A)과 전반적인 경쟁력 강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4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대우조선해양 인사 논란과 관련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논란 제기는)새 정부가 가야 할 바쁜 발걸음을 생각하면 맞지 않다”고 재차 강조했다.
최근 인수위는 산업은행의 박두선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 선임과 관련해 ‘알박기’라며 금융위원회 등 관련 부처 이하 감사까지 건의했다고 경고했다. 박두선 대표이사는 문재인 대통령 동생의 동창으로, 산은은 대우조선해양은 지분 55.7%를 가지고 있는 최대주주다. 인수위 측은 “4.1조원 국민 혈세가 투입된 부실 공기업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해법이 이 문제의 본질”이라면서 “경영 정상화로 부실을 털어내고 사랑받는 국민 기업으로 탈바꿈되도록 새 정부의 모든 노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추계 시점, 투입 주체 등에 따라 다르나 지난 20여 년 간 대우조선해양에 직·간접적으로 투입된 공적자금은 12.9조원에 이른다.
문제는 이같은 대규모 공적자금 투입에도 경영 정상화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만 무려 1조754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2015년(2조1245억원) 이래 가장 큰 규모다. 국내 핵심 수출 산업 중 하나인 조선산업은 공적자금이 투입된 대우조선해양과 산은을 중심으로 구조조정 및 전반적인 산업 재편이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손실은 지난 20년 간 진행해 온 산은 주도의 재편 작업 등이 지지부진했음을 보여준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EU공정위원회가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을 불승인함으로써 M&A가 무산됐고 사실상 새 정부에서 재매각 작업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조선산업 성장을 통한 신해양강국 재도약’을 공약으로 내걸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윤 당선인은 ‘저탄소 배출 고부가가치 친환경선박의 생산 수주확대 및 연구개발 지원’, ‘자율운항선박 도입’ 등을 공약했으나 핵심 국정과제로 선정될지 여부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달 진행된 산업통상자원부, 해양수산부 등 관련 부처 인수위 업무보고에서 조선업이 언급되진 않았다.
산업 재편 작업이 늦어지면서 업계의 경쟁력 약화와 인력 이탈도 차기 정부의 과제가 되고 있다. 해양플랜트협회가 주관한 한 포럼에서는 조선업 인력이 2014년 20만3000명에서 지난해 9만2000명으로 55% 감소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영 불확실성 해소도 차기 정부의 과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도 영업손실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M&A가 추진되지 않을 경우 추가 자금 투입도 검토될 수 있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현대중공업그룹으로의 피인수 과정에서 기대됐던 1.5 조원 규모의 유상증자가 불발되면서 재무적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선 산업 구조조정 업무를 사실상 총괄하는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과 이동걸 회장의 거취를 논의할 가능성도 높다. 이 회장의 임기는 내년 9월까지지만 한 행사에서 건배사로 “가자 20년”을 외치며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문영규·박병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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