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포경찰서, ‘학폭 예방 영상’ 실수로 유출
“이런다고 학폭 없어지나” 조롱 섞인 비난
전문가 “경찰 권위, 바닥…이용구 사건 등
불공정·미흡 수사가 부정적 시각 키워”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경찰이 실수로 유출한 학교폭력 예방 교육 영상에 비난과 조롱이 쏟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경찰의 권위와 신뢰가 바닥으로 떨어졌다는 방증이라고 분석했다. 과거 경찰의 미흡하고 불공정한 수사가 이런 상황을 만든 배경이 됐다는 지적이다.
“이런 거 만들 시간에 순찰 한번 더 해라” 비아냥 들어
30일 헤럴드경제 취재에 따르면 경기 군포경찰서는 최근 교육용으로 제작 중인 학교폭력 예방 교육영상을 숏폼 콘텐츠 플랫폼인 ‘틱톡’에 올렸다가 삭제했다. 군포서 관계자는 “교육용으로 제작 중이던 콘텐츠를 실수로 올렸다가 삭제했으나, 그 사이 일부 이용자들이 이를 퍼뜨린 것”이라고 밝혔다.
5초 분량의 해당 영상에서는 군포서 소속 경찰관 5명이 ‘학교폭력 OUT’ 등이 적힌 종이를 들고 최근 유행하는 ‘지구방위대 챌린지’ 모션을 취하고 있다. 경찰은 실수로 올린 뒤 영상을 삭제했으나, 이미 온라인 커뮤니티, 유튜브,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을 통해 일파만파 퍼진 후였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이런 거 만들 시간에 학교 주변 순찰을 한번 더 해라”, “이런 걸 보면 학생들이 폭력을 멈출 것이라고 생각하는 거냐” 등 대부분 비아냥 섞인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지구방위대 챌린지를 기획으로 좀 더 재미있게 학생들에게 다가가고자 한 의도였다”며 “교육자료로서 해당 영상뿐 아니라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었다”고 해명했다.
“불공정·미흡한 수사…경찰, 스스로 부정적 여론 키워”
전문가들은 이번 일이 경찰에 대한 부정적 시각과 떨어진 권위를 보여준 사례라고 입을 모았다. 이런 상황을 만든 배경에 경찰의 책임이 있다고도 분석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경찰의 권위가 떨어진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이는 절차적 불공정, ‘강약약강(强弱弱强)’ 결과적 불공정, 업무 역량의 부재, 세 가지 원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절차적 불공정이란 수사 또는 경찰 업무가 공정하지 않게 진행됨을 의미한다. 예컨대, 권력을 가진 인물 또는 지인 등의 사건을 먼저 처리를 한다던가, 수사 과정이 피해자·피의자에게 제때 통보되지 않는 것 등을 의미한다. 다만 이 교수는 “한국은 외국에 비해 절차적 불공정에 대한 불만이 높지 않다”고 부연했다.
결과적 불공정은 약자와 강자를 구별해 수사 결과에 차별을 두는 것을 의미하며, 한국에서는 결과적 불공정에 대한 불만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고 이 교수는 설명했다. 대표적으로는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 택시기사 폭행사건’이 있다. 경찰은 당시 범행 정황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하고도 수사를 종결처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윗선에서 사건을 무마하려는 시도들이 드러나면서 비판이 일기도 했다.
업무 역량의 부재는 미흡한 수사로 피해를 키우는 것을 말한다. 이 교수는 대표적으로 ‘정인이 사건’을 제시했다. 양부모의 학대로 인해 입양아가 생후 16개월 만에 사망한 해당 사건과 관련, 경찰은 세 차례의 아동학대 신고를 받고도 양부모의 말만 듣고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 교수는 “이 세 가지 문제를 경찰이 해결하지 않으면, 경찰을 부정적으로 보는 여론이 바뀌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는 정부 시책과도 엮여 있어, 새로운 정부가 이에 대해 해결하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123@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