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美 상무부에 반도체 경쟁력 강화 답변서 제출
“미국 경제에 직접적 영향 끼치고, 고용 효과 일으킬 기업 지원해야”
미국 정부의 대규모 보조금 지원 기준에 대한 제안…TSMC도 어려움 호소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반도체 공장 설립 국가를 보지 말고 많이 짓는다는 사실에 주목해달라. 미국에 고용 효과를 크게 일으킬 수 있는 기업에 지원해달라.”
삼성전자가 인텔에 회심의 반격을 날렸다. 최근 파운드리(반도체 칩 위탁생산) 사업을 확장하는 미국 기업 인텔이 “정부는 해외 기업보다는 자국 기업 위주로 재정 지원을 할 필요 있다”는 취지의 요구를 한 가운에 삼성전자가 “국가를 따지지 말고, 미국에 미치는 경제 효과를 고려해 공평하게 지원하라”는 의견서를 미국 정부에 공식 제출한 것이다.
지난 22일(미국 현지시간) 미국 상무부에서 공개한 문건을 보면 최근 삼성전자는 미국 반도체 산업 발전을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특히 “미국 반도체 제조 인센티브 법안(CHIPS) 프로그램의 계획과 설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상무부와의 지속적인 대화와 파트너십을 기대한다”며 미국 정부가 반도체 투자와 관련해 지속적으로 삼성전자의 의견을 청취해 줄 것으로 요구했다.
최근 조 바이든 행정부는 반도체를 미래 먹거리 산업이자 첨단제품 생산의 핵심 인프라로 보고 자국 내 생산기반을 확충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미 상원과 하원은 자국 내 반도체 생산 증대를 위해 520억 달러의 연방 자금을 지원하는 법안을 지난해 6월과 올해 2월 각각 처리했다. 상·하원이 처리한 법안의 내용은 최종 조율을 위한 심사를 진행 중인 가운데, 최종안이 확정되면 미국 본토에 진출한 반도체 기업들에 대한 대규모 지원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대규모 지원을 앞둔 미국 정부가 정책 시행과 관련해 고려했으면 하는 점을 담아 문건 형태로 제출했다. 회사는 “(최근 미국 상무부 자료를 보면) 칩 부족 사태로 인해 (더 많은) 반도체 공장이 (미국 본토에) 필요하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미국 내에 생산·제조 시설을 짓는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 미국 이익에 가장 부합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칩 생산과 제조 능력을 갖춘 기업들에게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설립 국가와 상관없이 공평한 경쟁의 장에서 미국 반도체 법안이 제공한 인센티브를 두고 기업간 경쟁을 할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상무부가 반도체 기업들의 프로젝트 제안을 평가할 때 5가지 기준에서 판단해주길 원한다고 밝혔다. ▷해당 프로젝트가 일으킬 수 있는 직접적인 경제 영향 ▷프로젝트 제안 내용이 미국의 전략적 목표를 더 진전시킬 수 있는지 여부 ▷ (해당 기업의) 미국 반도체 제조 시설 투자에 대한 과거 이력과 수십억달러 프로젝트 운영 성공 등 입증 기록 ▷미국의 고용을 확대하고 근로자들을 훈련시키는 과정에 대한 투자인지 여부 ▷지속 가능성 등이다.
이같은 기준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삼성전자는 “반도체 프로젝트 제안에서 중요한 것은 사업으로 인해 미국에 미칠 경제적 영향”이라며 “이 점이 보조금 제공 판단시 주요하게 고려돼야 할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해당 기업의 프로젝트에 의해 얼마나 많은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는지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미국 테일러시 공장 가동시 2000개 이상의 고임금·고숙련 일자리를 창출하고, 그 외 시설 건설 등과 관련해 수천개의 일자리가 생길 것이란 점을 언급했다. 40년 넘게 미국에서 제조 공장을 운영해 오면서 46개 주에서 2만명 이상의 직원을 고용한 이력이 있는 기업이란 점도 소개했다.
삼성전자는 새롭게 공장을 짓는 미국 텍사스 테일러시에 기술 센터를 만들어 학생들이 향후 경력을 위한 기술을 개발하고 인턴십과 채용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할 것이란 점도 강조했다.
회사는 “반도체 기업이 관련 시설을 건설하거나 현대화하는 능력을 입증했을 경우에 상무부가 우선적으로 재정 지원을 할 필요성이 있다”며 “미국 반도체 생태계를 지원하겠다고 이전에 약속했던 기업인지 여부도 살펴보고, 공장에 청정 에너지를 사용하는지 여부 역시 고려해 달라”는 취지의 의견를 개진했다.
이외에도 삼성전자는 ▷미국 국가반도체기술센터(NSTC) 설립 ▷점차 반도체 칩 기술 개발 과정에서 중요시 되는 패키징 제조 프로그램 ▷반도체 관련 인력에 대한 교육 방안 등에 대한 추가 제언도 내놨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글로벌 파운드리 1위인 대만의 TSMC 역시 미국 반도체 산업 발전과 관련된 답변서를 제출했다. 여기서 TSMC는 미국내 인재 유치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반도체 제조 작업을 국내로 확장하는 데 필요한 숙련된 하드웨어 엔지니어와 관련 유형의 숙련된 작업자·기술자가 심각하게 부족하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TSMC는 “미국 전역에 충분히 자격을 갖춘 졸업생을 모집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자동화, 데이터 분석, 인공지능에 점점 더 의존하게 되면서 어려움이 더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조 작업의 수준이 높다보니 TSMC는 직원의 약 절반 가량을 석사 학위자로 채웠다는 점도 언급했다. 외국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선 미국 정부의 이민 정책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한편 현재 미국 본토를 중심으로 반도체 시장 선점을 위한 글로벌 기업들의 공장 투자는 공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2년 후 대량생산 시작을 목표로 텍사스주에 170억 달러를 투자해 공장을 건설 중이고, TSMC는 5㎚(나노미터) 반도체칩 생산을 위해 애리조나에 120억 달러 투자를 발표했다. 인텔도 오하이오에 반도체칩 허브를 구축하고 애리조나에 2개의 공장을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는 등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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