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연 등, 명예훼손·모욕 등 혐의로 보수단체 측 고소
평화나비 등 7개 단체 고발인으로 동참
정의연 “‘위안부는 사기’ 등 비방 일삼아”
보수단체들 “명예훼손·집회 방해, 이해 안 된다” 반발
“위안부 피해자 둘러싼 진실 가려낼 것”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매주 진행되는 수요시위에서 자리 선점 등의 문제로 정의기억연대(정의연)와 보수단체 간 갈등이 고조되던 가운데 정의연에서 반대 단체를 고소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에 대해 보수단체들은 정의연에서 주장한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모욕과 자리 선점·소음 등으로 인한 수요시위 방해에 대해 전면 부정하고 있어 첨예한 공방에 예상되는 상황이다.
정의연과 한국천주교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는 16일 서울 종로경찰서에 김병헌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 대표(국사교과서연구소장), 김상진 자유연대 사무총장,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 등 12명을 상대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위반·명예훼손·모욕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소송에는 민족문제연구소, 평화나비네트워크, 전국여성연대 등 7개 단체가 고발인으로 동참했다.
정의연은 이날 “최근 몇 년간 수요시위는 극우 역사 부정 세력에게 온갖 공격과 방해를 받고 있다”며 “오직 수요시위를 방해할 목적으로 평화로의 모든 장소에 집회 신고를 선점해 온갖 역사 부정, 성차별적 발언, 소음으로 참가자들을 조롱하고 있다”고 고소 이유를 밝혔다.
이어 “‘우리나라에 일본군 위안부는 하나도 없다’, ‘모두 자진해서 돈 벌러 간 것이다’ 등의 거짓말을 뱉어내고, 정의연과 활동가들에 대한 근거 없는 비방을 일삼고 있다”며 ”어떤 어려운 상황에서도 역사교육의 장, 인권교육의 장, 전 세계 시민연대의 장인 수요시위를 지켜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보수단체들은 정의연의 고소에 대해 진실 공방을 펼치겠다는 입장이다. 김병헌 대표는 “애초 ‘위안부 피해자’라고 지칭한 것부터 전제가 잘못됐다”며 “이번 (정의연의)고소를 기회로 단체에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진실 여부를 가려낼 것”이라고 밝했다.
김상진 총장 역시 “우리는 정의연의 해체와 윤미향(무소속 의원)에 대한 처벌을 주장해왔 지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비방을 한 적은 없다”며 “정의연의 고소에 우리가 포함된다는 것은 이해 못할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의연에 대한 고소 계획에 대해선 김 대표는 “정의연의 고소장 내용을 보고 결정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정의연과 보수 단체들의 갈등은 집회 장소 선점을 두고 조금씩 악화되고 있었다. 2020년 5월부터 정의연은 시위 장소 선점에 나선 보수단체에 밀려 소녀상에서 30m가량 떨어진 장소에서 열기 시작했다. 자유연대는 몇 달에 걸쳐 서울 종로경찰서 집회 신고 접수처에 불침번을 서면서 소녀상 앞에 집회 신고를 하는 식으로 자리를 확보했다.
그 결과 정의연의 수요시위는 점차 소녀상에서 멀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1월 중순부터 정의연은 소녀상에서 30m 떨어진 서머셋팰리스 호텔 앞에서 진행했다. 이달 2일에는 반대 단체의 연이은 자리선점으로 수요시위가 소녀상으로부터 70m가량 떨어진 서울 종로구 중학동 더케이트윈타워 B동 앞 1개 차로에서 수요시위가 진행되기도 했다.
자리 선점 논란에 대해 김 대표는 “정당하게 집회 신고를 해서 자리를 잡은 것이 왜 문제인지 이해가 안 된다”며 “이것에 문제라면 신고를 받아주는 경찰의 잘못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앞서 김병헌 대표는 지난달 9일 송두환 국가인권위원장을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와 집시법 위반으로 서울 중부경찰서에 고발했다. 이어 이달 4일에는 종로서에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대학생 단체인 평화나비네트워크(평화나비) 회원 20여 명을 집시법 위반 혐의로 고소하기도 했다.
yckim6452@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