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중국이 이란혁명수비대 엘리트 군부 세력인 쿠드(Qud)군의 군자금 마련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P5+1(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독일)과 이란과의 핵 협상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8일(현지시간) 쿠드군의 자금 흐름 추적을 통해 쿠드군과 중국계 은행, 중국 기업들과의 자금 유착관계가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이는 미국과 다른 서방국가들의 경제제재 효과가 적었다는 사실을 상기시켰고, 협상시한이 오는 24일로 예정된 핵 협상에서 서방이 우위에 서지 못해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각에선 핵 프로그램의 완전 폐기를 놓고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협상을 미루고 향후 협상 일정에 대한 합의사항 정도만 발표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로이터는 이란에서 중국 기업 등을 통해 자금들이 빠져나와 중국 내 은행으로 흘러들었고, 이란혁명수비대 쿠드군의 해외 작전을 위한 군자금 마련에 도움을 줬다고 보도했다.
쿠드군은 중동 내 친 이란 조직에 무기 및 군사훈련 지원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헤즈볼라, 하마스, 이라크 내 시아파 무슬림 민병대 등이 이들과 연계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는 유럽 관계자들을 인용, 쿠드가 시리아 내전 당시 정부군을 무장시키고 훈련을 지원해 유엔의 무기 금수조치를 위반한 적도 있었다고 전했다.
미국 정부는 2007년 쿠드를 테러 지원단체로 규정했으며 유럽연합(EU)은 2011년 제재조치를 가한 바 있다.
로이터가 단독으로 입수한 문건에서 드러난 중국 선전의 선전 란하오 전기는 자금유출에 동원된 기업 가운데 하나로, 실제 로이터가 주소지를 방문해 회사를 찾아갔으나 건물 관리인도 알지 못하는 실체가 없는 기업으로 드러났다.
이밖에 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CNPC), 쿤룬은행 등이 이란중앙은행(CBI)에 계좌를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쿠드가 관리하고 있는 자금관리회사인 밤바드자본개발 등은 직접 중국에 있는 기업을 통해 계좌로 자금을 송금하거나 쿠드와 채무관계에 있는 중국 기업들을 통해 자금을 이동시켰다. 이번에 로이터가 찾은 선전 란하오 전기는 쿠드에 부채가 있는 기업이었다.
로이터가 입수한 7페이지 분량의 보고서에서는 “쿠드군이 필요한 자금 수요를 맞추기 위해 CBI가 갖고 있는 쿤룬은행 계좌로부터 쿠드군과 연계된 중국 기업들로 돈이 이동했다”며 의혹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쿤룬은행에서 다른 기업들로 돈이 흘러들면 쿠드는 중국 내 자산매입에 이를 사용하거나 타국에서의 비밀작전 수행과 같은 다른 활동들에 필요한 자금 마련에 사용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CBI내 쿤룬 계좌의 상세한 이용내역 등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또한 중국 정부나 쿤룬은행 측이 이를 인지하고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드러나지 않았지만, 보고서는 이란 정부와 중국 정부의 가까운 관계를 강조하기도 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보고서에서 언급된 쿤룬은행은 지난 2012년 이란과 금융거래를 했다며 미국의 제재대상으로 꼽히기도 했다.
한편 중국은 이란과의 관계개선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란은 핵 협상이 극적으로 진행된 지난해 11월부터 제재가 점차 완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이란 인프라 건설 지원에 기존 250억달러보다 2배 많은 520억달러의 자금을 투자하기로 했다고 지난 16일 BBC는 전했다. 그동안 제재로 인한 경제난을 타개하기 위해 이란은 중국과 러시아, 터키 등을 통한 금융지원에 매달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