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단의 혁신…제작극장으로 탈바꿈
외관 보존해 리빌딩…2028년 완공 목표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예술단 중심의 제작극장으로 전면 탈바꿈하고, 서울시의 ‘비전 2030’ 계획에 맞춰 세종문화회관 리빌딩을 추진하겠다.”
1978년 개관해 서울 광화문을 상징하는 문화예술기관으로 자리해온 세종문화회관이 44년 만에 대대적인 변화를 추진한다. 그동안 고수해온 과거의 운영방식과 관행은 버리고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위기를 타개한다.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21일 기자 간담회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신년 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세종문화회관은 산하 9개 예술단의 변화와 혁신을 추진, 공연 횟수를 대폭 늘리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예술단 강화와 더불어 공연장의 확장도 진행한다. 광화문 극장을 재정비하고, 현 조직은 오는 2026년 서울 문래동에 ‘제2 세종문화회관’으로의 이전한다.
안 사장은 이날 “그동안 예술단은 세종문화회관의 산하 단체로 존재하면서도 극장의 메인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역할을 해오지 않았다”며 “서로 각기 다른 꿈을 꾸며 동거만 해왔고, 그렇다 보니 외부에서 보기엔 세종문화회관의 불균형한 모습의 요인이 됐을 것이다. 예술단의 대대적인 혁신으로 세종문화회관의 정체성에 맞는 단체로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세종문화회관이 예술단을 강화해 ‘제작극장으로의 변화’를 추진한 것은 코로나19 전후로 맞은 공연장의 둘러싼 환경의 변화가 초래한 위기 때문이다.
안 사장은 “과거에는 세종문화회관의 경쟁자가 다른 극장뿐이었는데 코로나19 이후 넷플릭스 등 디지털 유통 플랫폼이 등장했고, 공공극장을 대신하는 뮤지컬 전용극장 등 전문 극장의 등장으로 세종문화회관은 경쟁력을 잃었다”고 진단했다.
심지어 코로나19로 공연계에 위기가 불어닥치자, 지난 연말부턴 인건비 등 수익성에 있어서도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팬데믹 이후 세종문화회관을 지탱해온 대관 공연이 줄줄이 취소되며 “3~4년 전까지만 해도 40% 안팎을 유지했던 자립률이 22% 수준”으로 떨어졌다. 재정 자립률의 하락은 세종문화회관의 운신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안 대표는 “세종문화회관의 전체 예산의 42%, 인력의 40%가 예술단에 분배되고, 물리적 공간 역시 예술단에 할애되고 있음에도 예술단의 위상은 높지 않았다”며 “예술단의 공연 관객 수는 세종문화회관 전체 관객의 12.3%에 불과한 만큼 예술단 중심의 제작극장으로의 전환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그럼에도 세종문화회관이 둘러싼 환경의 변화로 인해 제작극장만이 최선의 길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예술단 강화를 위해 세종문화회관은 앞서 김성국(국악관현악단), 김덕희(뮤지컬단), 박혜진(오페라단) 등 신임 단장을 임명했다. 이를 포함한 6개 예술단(서울시국악관현악단·무용단·합창단·뮤지컬단·극단·오페라단)은 “대중의 요구에 맞는 동시대성을 갖춘 콘텐츠”로 관객과 만날 계획이다. 예술단 변화의 핵심은 “공연 횟수의 증가”다. 예술단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예산도 확보할 계획이다. 현재 예술단의 제작 예산은 인건비를 제외하고 70억원 내외다. 안 사장은 “이른 시간 내에 예산을 2배까지 늘리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예술단의 강화와 더불어 제작극장으로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공연장의 대대적 변화도 필수적이다. “극장의 하드웨어를 바꾸는 일이 세종문화회관의 장기 발전에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안 사장은 “올해 타당성 조사를 시작해 설계를 거친 뒤 2026년께 본격적으로 공사에 들어가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개축은 현재의 대극장, M씨어터, S씨어터를 보완하고, 예술단 연습공간을 확충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이에 따라 현재 세종문화회관에 있는 조직은 2026년 영등포구 문래동에 들어설 제2세종문화회관으로 이전한다. 세종문화회관은 ‘서울미래유산’으로 등재된 만큼 건물 외관은 최대한 보존해 리빌딩을 추진한다.
이러한 변화를 위해 세종문화회관은 올해부터 산하 예술단의 공연을 대폭 늘렸다. 봄 시즌(3월 26일∼6월 26일) 동안 총 9개 작품을 61회에 걸쳐 공연한다. 고전을 재해석한 서울시극단의 ‘불가불가’,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의 ‘명연주자 시리즈’ 일환인 ‘정화 그리고 순환’, 서울시합창단의 ‘봄볕 그리운 그 곳’, 서울시뮤지컬단의 레퍼토리 ‘지붕 위의 바이올린’, 서울시무용단의 ‘일무’ 등 다수의 작품이 무대에 오른다.
shee@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