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중·북부 필래신전에는 이 나라 전통 기법인 양각 부조 말고, 음각 부조도 눈에 띈다. 음각은 쉽고 빠르다.
2400년쯤 전, 마케도니아 침략세력들이 프톨레메우스 정권으로 이곳에 안착하면서 이집트 문명에 숟가락 하나 얹거나 자기네 것으로 덮어쓰기하려고 서둘러 추가 작업을 한 것이다. 또 신화 그림 속에 자기네 신앙 표식도 넣었다. 마치 일제가 광개토왕비문이나 고조선 사서 등을 조작하고 훼손·은닉하였듯 말이다.
콤옴보신전도 비슷한 시기, 정통 이집트 양식과 다른 문화가 혼재된 양식으로 지어졌다. 입구부터 침략세력 스타일의 건축물이 장식한다. 경복궁 앞에 총독부를 세운 것과 같은 맥락이다. 터키 성소피아성당엔 이슬람색이, 스페인 메스키타 이슬람사원엔 크리스트색이 덧칠된 것도 새 지배권력의 ‘옛 흔적 지우기’이다.
침략세력들은 피라미드 앞 수호신 호루스 상징물을 ‘스핑크스’라는 괴물 이름으로 격하시켰다.
2000여년 전, 로마 카이사르는 이집트 문명의 창고인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을 불 질러 책들을 태워(焚書·분서) 없앤다. 후대 로마 황제들도, 7세기 침략한 이슬람 세력도 이 같은 ‘문명 말살’ 수법을 이어갔다.
이 무렵 동북아시아 내륙의 소국 진(秦)은 전쟁광 ‘정’이라는 자가 시왕에 등극, 무력으로 영토를 넓힌다. 이 소국의 영토는 애초 1000리에 불과했다. 한반도만 해도 3000리 화려강산이다. 진시왕은 동·북쪽으로 조·위·초·제·연을 차례로 복속시킨다.
연·제는 고구려·백제와 풍속이 같았고, 초의 많은 지역은 동이 문화의 영향을 받았다. 진이 통일했다고는 하지만 위구르, 티베트, 몽골, 귀주, 광동, 운남, 복건, 홍콩엔 미치지 못했다. 제가 있던 산둥반도와 연이 있던 동북 3성 상당수 주민의 DNA는 지금도 우리와 흡사하고, 한족(지나족)과 다르다.
진시왕은 역사 파괴부터 시작한다. 먼저 책을 불태워 이전 역사를 지운다. 제나라 출신 순우월이 만류했지만 전국적인 분서(焚書)는 ‘지식인 생매장(坑儒·갱유)’으로 이어졌다. 이어 집권세력들은 자기 입맛에 맞춰 조직적으로 역사 왜곡과 다시 쓰기를 감행한다.
잘못된 역사는 매우 오래간다. 왜곡의 수혜자들이 지배력을 유지하는 한, 사필귀정(事必歸正)은 쉽지 않고 왜곡된 것이 오히려 강화되기도 한다.
지금도 세계인들은 이집트 문명의 상징인 피라미드 앞 ‘지평선에 있는 호루스(호르 엠 아케르)’를 ‘괴물(Sphinks)’이라고 부른다.
일제가 우리 역사를 왜곡하는 과정에서 고구려 1대왕 추모(鄒牟)성왕을 ‘둔할(붉을) 주’ ‘어두울 몽’자를 써서 ‘주몽(朱蒙)’이라고 왜곡한 것이 지금도 쓰인다.
16~18세기 유럽 마녀 사냥의 희생양들은 최근 추모관이 지어지면서 400년 만에야 영혼의 안식을 얻게 됐고, ‘지동설’을 주장했던 15세기 코페르니쿠스는 600년이 지난 2010년 5월에야 교회의 복권 처분을 받는다.
우리 주변 호전적 세력들은 오랜 세월 힘과 국제 정치의 우위, 풍부한 조작 노하우, 자금력을 앞세워 사실을 계속 왜곡하고, 우리를 폄훼하며, 작은 조작 몇 개를 묶어 더 큰 왜곡을 자행하고 있다.
이번엔 중국 베이징에서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기록 왜곡이 나오면서 세계가 공분한다. 우리나라가 발 빠르게 제소하고 공개 고발해 왜곡 책임자들을 창피 준 것은 참 잘했다. 거짓와 왜곡은 즉각 대응하여 굳기 전에 바로 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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