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소문·수상에 예매율 1·2위
무대로 돌아온 K-연기신들의 활약에 오랜만에 연극계가 뜨겁다. 한국 배우 최초 골든글로브 연기상을 받은 ‘오징어게임’의 오영수, TV와 스크린을 아우르는 연기파 톱배우 황정민이 출연하는 연극은 입소문에 경사까지 더해지며 연극계 예매율 톱2를 지키고 있다.
예술경영지원센터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에 따르면 배우 황정민이 출연하는 연극 ‘리차드 3세’(2월 13일까지, 예술의전당)는 지난 달부터 현재까지 연극 예매 순위 1위에 올랐다.
많은 배우들의 ‘꿈의 무대’로 꼽히는 연극 ‘리차드 3세’는 딱 한 달 간의 무대인 만큼 일찌감치 입소문이 났다. 이 연극에서 황정민은 ‘희대의 악인’ 리차드 3세 역을 맡았다. 황정민은 무대 위에서 허리를 펼 틈이 없다. 잔뜩 굽어버린 등에 다리까지 절뚝거리는 신체적 결함을 안은 왕을 연기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왕위에 오르기 위해 계략으로 두 형을 죽음으로 내몰고, 왕위에 올라서도 악행을 멈추지 않은 리차드 3세는 황정민이 불어넣은 생명력에 무대 위에서 생생히 그려지고 있다.
황정민은 이 작품을 통해 2018년 초연 후 4년 만에 다시 무대에 섰다. 그는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연극학도일 때 선배님들이 올린 고전 작품을 보고 동경했다. 그만큼 고전극의 힘을 알고 있었다. 어느 순간 클래식의 위대함이 없어져 안타까웠다”면서 “관객분들한테도 (고전극의 힘과 위대함을 보여드리고 싶었지만) 연극을 하려는 학생들한테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작품에 시적인 표현이 많은데 자연스럽게 대사로 처리하기 어렵다. 모든 단어의 장음과 단음을 공부해야만 관객을 이해시킬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배우로서 느끼는 작품의 매력인 것 같다. 작품에는 대사의 모든 매력이 담겨 있다”고 덧붙였다.
오영수와 배우 신구가 출연하는 연극 ‘라스트 세션’(3월 20일까지, 대학로 TOM 1관)은 황정민의 ‘리차드 3세’에 이어 2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특히 오영수가 골든글로브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당일인 지난 달 10일과 이튿날인 11일 연극 예매 순위 1위를 차지했다. 수상 직전까지만 해도 4위에 올라있었던 ‘라스트 세션’은 ‘깐부 할아버지’의 수상 이후 티켓 판매에 지대한 영향을 받았다. 현재 오영수가 출연하는 모든 회차는 매진 상태로, 제작사 파크컴퍼니 측은 이에 지난 8일 2주 연장을 결정했다. 제작사 측은 “모든 배우, 스태프들이 관객이 보내주는 사랑에 기쁘고 감사한 마음으로 연장 공연 참여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라스트 세션’은 영국이 독일과의 전면전을 선포하며 제2차 세계대전에 돌입한 1939년 9월 3일을 배경으로 정신분석의 대가 지크문트 프로이트와 ‘나니아 연대기’ 작가이자 영문학자인 C.S. 루이스가 만나 논쟁을 벌인다는 상상에 기반한 2인극이다. 오영수는 신구와 함께 프로이트를 연기한다. 58년 연기 내공의 그는 논리와 위트, 재치가 가득 채워진 프로이트를 선보이며 매회차 관객들의 기립 박수와 찬사를 받고 있다. 특히 말끝을 길게 늘이는 특유의 대사 처리가 ‘오징어 게임’ 속 일남 캐릭터를 떠올리게 해 색다른 재미가 되고 있다.
오영수는 “연극은 삶의 목적이자 의미”라며 “연극 무대를 위해 집중할 수 있는 이 시간이 소중하고 행복하다. 찾아와주신 관객들의 시간이 헛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고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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