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도로공사 시작 57년만에 성과
1980년대 중동 특수, 2000년대 플랜트 수출 등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우리나라 건설 업체들의 해외수주가 9000억 달러를 넘었다. 1965년 태국 도로공사로 해외 건설에 첫 발을 내딛은지 57년만에 이룬 성과다.
29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첫 해외 건설 참여는 태국 정부가 1965년 11월 발주한 파타니-나라치왓 간 99.7㎞에 이르는 2차선 고속도로 공사다. 당시 돈으로 552만 달러 규모의 공사였다. 미국과 유럽의 쟁쟁한 29개 건설사들과 경쟁 끝에 따낸 첫 해외수주였다.
하지만 당시 공사를 수주한 현대건설은 해외 공사 경험도, 심지어 국내 고속도로 공사 경험도 없었다. 그 결과 현대건설은 이 공사에서 당시 돈으로 3억원 가량의 적자를 봐야만 했다.
이 때의 경험은 현대건설이 국내 최고 건설업체로 발돋움하는데 큰 밑거름이 됐다. 현대건설은 이후 태국에서만 6개의 고속도로 건설 공사를 수주했고, 또 국내 첫 해외진출 업체라는 타이틀과 함께 경부선 등 국내 고속도로 공사를 주도할 수 있었다.
우리 건설산업 해외수주는 1981년 연간 137억 달러를 수주하며 미국에 이은 세계 2위 해외건설 강국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2차례 오일쇼크 이후 중동에서 일어난 건설 특수다.
중동에서 우리가 수주한 공사 중 대표적인 것이 리비아 대수로 공사다. 동아건설은 1984년 39억 달러 규모의 1단계 공사 착공에 들어가 7년 후인 1991년 8월 마침내 첫 수도 공급에 성공했다. 리비아 서남부 내륙 지방 사리르(Sarir) 취수장에서 지중해 연안 서트까지 955㎞, 타저보 취수장에서 벵가지까지 955㎞의 송수관 라인을 각각 연결하는 1단계 공사에만 동원된 인력과 장비는 각각 연인원 1100만 명, 550만 대에 달했다.
2000년대는 우리 해외건설의 비약적인 발전이 일어났다. 2010년 누적 4000만 달러를 돌파했던 해외수주 금액은 2012년 5000억 달러, 2013년 6000억 달러, 2015년 7000억 달러의 기록을 연이어 세웠다.
대표적인 것이 UAE의 원전 공사 수주다. 단순 토목 공사를 넘어 첨단 기술에 기반한 토탈 시공에 우리 업체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한 것이다. 2009년 우리업체들은 컨소시엄을 구성해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4기를 수주했다. 수주 금액만 200억 달러, 우리 돈으로 23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공사다.
박선호 해외건설협회 회장은 “올해는 수주 누계 1조 달러라는 원대한 목표를 가시권에 두고 힘찬 발걸음을 시작하는 해”라며 향후 고부가, 진일보한 해외 건설 진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