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길어지며 메타버스 도입 기업 늘어나
출퇴근 이어 신입사원 채용설명회·직무교육까지
모델하우스 운영 어려워지자 가상공간서 상담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최근 건설업계에서 신입사원 채용설명회와 임직원 교육과정을 메타버스(metaverse)로 진행하는 곳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오프라인 사무실 대신 가상공간에 만든 회사로 출근하는 일 또한 예사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이 변이 바이러스의 출현 등으로 무한정 연장되면서 메타버스 등의 가상현실 플랫폼을 도입해 적극적으로 변화된 환경에 대처하는 회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는 최근 임직원 교육과정에 ‘메타버스 플랫폼’을 도입했다. 메타버스 교육장인 ‘스마트 솔루션 스쿨(Smart Solution School)’을 구축해 사내 건설사업관리자를 위한 BIM(빌딩정보모델링) 전문가 교육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BIM은 설계와 자재, 시공 등 건축물에 대한 모든 정보를 디지털화해 통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다.
임직원은 메타버스 공간에서 학습이 이뤄지기 때문에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개인별 맞춤학습이 가능하다. 개인별 실력 및 관심에 기반한 자유롭고 제약 없는 학습환경에서 출석체크, 학습테스트까지 이뤄져 교육 참여도와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프롭테크 업체인 직방은 지난해 6월부터 국내 최초 메타버스 협업 툴인 ‘메타폴리스’(Metapolis)를 자체 개발해 사용하고 있다. 메타폴리스의 특징은 3D 게임처럼 생긴 가상 공간에 아바타를 만들어 접속하는 것이다.
직방 홍보팀 관계자는 “메타폴리스에서 일하면 생각보다 사무실 나와서 일하는 것이랑 느낌이 비슷하다”면서 “일반적인 재택근무는 과정은 알 수 없고 결과로만 보여지게 되는데, 메타폴리스는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또다른 직방 직원은 “집에 있어도 상의는 차려입게 된다”면서 “하지만 출퇴근에 쓰이는 2~3시간이 아껴지니 개인적인 시간이 더 확보가 돼 만족한다”고 전했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8월 메타버스 플랫폼인 ‘게더 타운’(Gather Town)을 활용한 채용설명회(일명 L-Town)를 열었다. 이달 26일에도 마찬가지로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해 신입사원 채용설명회를 가졌다.
채용 이후에도 신입사원들이 메타버스 공간에서 모여 초청 강연, 랜선 운동회, 미니 게임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기존 사원들도 메타버스 공간을 활용한다. 사내 청년이사회인 ‘주니어보드’는 게더타운에서 정기적으로 회의를 연다. 주니어보드는 20~30대 직원 20명으로 구성된 회의다. 대표와 함께 롯데건설의 비전과 기업문화 개선을 주제로 토론한다.
또,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4월 인천 연수구 송도동의 ‘더샵 송도 아크베이’ 견본주택을 메타버스 공간에서 선보였다. 고객이 아바타로 입장하면 단지 소개는 물론 입지 투어, 내부 투어, 상담 예약 등을 제공하는 모델이다.
이처럼 메타버스가 건설업계 전반에서 영역을 넓혀가는 중이지만, 아직까지는 오프라인에서의 진짜 경험에 못미친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는 하는 게 나아 회사들이 너도나도 (메타버스에)참가하는 중”이라며 “하지만 인위적인 환경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은 어서 코로나가 끝나고 정상적으로 출퇴근하고 싶다고 말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