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스타트업 숨비 오인선 대표

해양구조용 드론으로 시장 주목

DMS, 재난·재해현장 통제·감시

기술특례상장 코스닥 입성 눈앞

오인선 숨비 대표가 인천 송도 본사에서 자사가 개발한 드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유재훈 기자]
오인선 숨비 대표가 인천 송도 본사에서 자사가 개발한 드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유재훈 기자]

“모든 기술의 끝은 결국 ‘사람’이다. 인명을 구하고, 인간의 삶을 이롭게 하는 게 기술의 핵심가치라고 생각한다.”

2015년 창업한 숨비(대표 오인선)는 이같은 철학에서 출발한 PAV(개인용 비행체) 및 드론 개발 스타트업이다. ‘숨비’라는 사명은 창업자인 오인선 대표의 철학과 맥이 닿아 있다.

인천 송도 본사에서 만난 오 대표는 “해녀가 잠수를 마치고 수면 위로 올라와 첫 숨을 쉬는 소리인 ‘숨비소리’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기술로 생명을 구한다는 목표 하에 인명구조 드론 및 다양한 산업용 드론을 개발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숨비가 탄생하게 된 과정에는 사연이 깊다. 오 대표는 대학 졸업이후 전문건설업체를 창업해 사업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이후 제2의 삶을 살기위해 떠났던 미국에서 해양 인명구조에 큰 관심을 갖게 된다. 인천 옹진 출신인 오 대표에게 바다는 가족과 친구를 앗아간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숨비의 창업 아이템이자 첫 개발품인 인명구조드론 ‘S-200’과 무인관제드론 ‘V-100’이 탄생하게 된 배경이다. 관제용 드론인 V-100이 해상 사고를 감지하면 구명튜브를 장착한 S-200이 사고 장소로 이동해 이를 투하하는 방식이다. 오 대표는 2015년 창업 이후 두 종류의 드론을 접목한 해상구조 체계를 전국 해수욕장을 대상으로 세일즈에 나섰다. 이후 2017년 해양경찰청과 교통안전공단이 숨비의 구조시스템을 구매하면서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숨비는 드론 구조시스템이 시장에서 인정받자마자 곧바로 해외 특허 취득에 나섰다. 당장 사업에 나서지 않더라도 현지 특허를 취득하면 향후 비즈니스 발판이 될 거란 전략에서다. 현재 특허 등록이 완료된 국가는 미국, 일본, 호주, 인도네시아 등 8개국.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해외 세일즈에 발이 묶인 상태지만, 이 상황만 해소되면 언제든 현지 시장 공략에 나설 채비가 돼 있다.

숨비는 인공지능(AI) 기술과 접목해 해양사고를 스스로 감지·추적해 인명구조 드론을 가동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오 대표는 이를 국가혁신제품으로 등록했다. 향후 국가 조달사업에 수의 계약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 오 대표는 “이 시스템을 전국 해수욕장이나 일정 t수 이상의 선박에 의무 설치하는 방안을 입법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은 물론 사업적으로도 3000억원 이상의 시장이 열리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숨비는 인명구조는 물론 각종 감시·환경 측정용 드론의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다. 산악지역이나 구조대가 쉽게 접근하기 힘든 지역에 자동제세동기(AED)를 투하할 수 있는 인명구조용 드론도 개발했다. 수질조사 모듈을 장착한 드론이나 미세먼지 등 공기질 측정장비를 장착한 드론도 완성된 상태. 도로시설물 점검용 초소형 감시정찰 드론, 육군의 중·대대급 정찰용 초소형 드론도 향후 시장 확대가 기대되고 있다.

숨비의 DMS 픽업 트럭 내부의 드론 통제.관제 시스템(왼쪽)과 탑재된 드론의 모습. [유재훈 기자]
숨비의 DMS 픽업 트럭 내부의 드론 통제.관제 시스템(왼쪽)과 탑재된 드론의 모습. [유재훈 기자]

차량형 통합관제시스템(DMS)은 숨비가 미래 주력제품으로 설정한 드론 시스템. 드론을 실은 픽업트럭이 이동해 고객에게 해당 반경 내의 각종 정보를 수집, 제공하는 토털 솔루션이다. 세밀한 정보 수집을 위해선 감시 사각지대를 최소화 하는 항법유도 기술과 수집한 정보를 효과적으로 처리하는 기술이 병행돼야 한다. 숨비의 DMS는 반경 10㎞이내에서 사람의 안면을 인식할 수 있을 정도의 성능을 갖췄다.

이같은 DMS는 재난재해 현장이나 응급상황의 컨트롤타워로써 역할이 가능하다. 대형 국제행사 등의 보안감시에도 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2대 이상의 드론을 차량에 탑재해 배터리 교체 없이 임무교대가 가능해 감시공백도 없앨 수 있다.

초고속 이동통신망을 이용해 원격 비행제어가 가능한 ‘지상관제소프트웨어(GCS)’도 숨비의 경쟁력. 여러 대의 드론을 통합 관제하는 것은 물론 재난상황에서 신속한 정보처리가 가능하다. 특히 다각형·원형 등 목적에 맞는 비행가능 구역 설정이 가능하고, 기체의 자동복귀 기능을 갖춰 안전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고 기술진은 설명했다.

숨비는 방산용 드론사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방위사업청이 추진하고 있는 근거리정찰용드론 사업의 1차 테스트를 통과한 4개 기업 중 한 곳에 포함됐다. 숨비는 1차 통과 기업 중 유일하게 실제 납품이 가능한 기체를 개발해 심사를 통과했다. 300억원 규모로 이뤄지는 사업은 100회 정도의 비행 테스트를 거쳐 오는 8월께 최종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숨비는 올해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술력이 우수한 기업을 대상으로 외부 기관의 검증과 심사를 통해 수익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상장기회를 주는 기술특례상장을 추진한다는 계획. 숨비는 최근 나이스평가정보에서 실시한 기술신용등급 평가에서 최상위 등급에 해당하는 ‘TI-2’를 획득했다. TI-2 등급은 총 10개 등급 중 상위 두번째 등급으로 ‘매우우수’한 수준을 의미한다.

오 대표는 “기술특례 심사에 지표가 되는 안전기술 대상, 특허청장상, 소프트웨어 대상 등을 수상하며 기술력에 대한 시장의 평가를 만족시킬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 올해 상장과 함께 해외 현지 세일즈 거점을 마련한다는 방침 하에 기술·비즈니스 인력을 대거 확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재훈 기자


igiza7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