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수사 기능 축소로 수사역량 한계 우려

“수사 신속성, 인력 측면에서 한계” 지적도

협력단, 경찰과 소통하며 주요 사건 협력 중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수사협력단 현판. 이상섭 기자.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수사협력단 현판.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여의도 저승사자’로 불렸던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합수단)이 폐지된 후 1년의 공백기를 지나 금융증권범죄수사협력단(협력단)이 여의도 금융범죄를 뒤늦게 관할하게 됐다. 그사이 수사권 조정으로 검찰의 직접 수사 기능이 축소되면서 일각에선 ‘수사 범위 제한’과 ‘신속성’ 등 수사역량의 한계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20일 검찰에 따르면 협력단은 박성훈(사법연수원 31기) 협력단장을 포함한 검사 5명과 검찰 수사관 및 특사경,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 유관기관 직원 등 총 46명으로 구성됐다. 이 중엔 오랜 기간 금융·증권 관련기관에서 근무한 전문가들로, 변호사·회계사 자격을 보유하거나 박사 학위를 소지한 사람도 있다.

하지만 여전히 수사권 조정 문제로, 금융범죄 역시 직접 수사 범위가 한정된다는 한계가 남는다. 협력단은 수사권 조정 후 검찰의 직접 수사 대상이 된 5억원 이상 고액 사기·횡령·배임, 미공개중요정보 이용 거래 등 금융·증권범죄의 경우 직접 수사에 나설 계획이다. 다만 검찰수사관과 특사경, 유관기관 전문인력으로 구성된 수사팀을 중심으로 직접 수사하고, 검사는 기소와 공소 유지, 수사 과정에서 수사지휘 및 인권보호, 사법통제를 담당한다.

이러한 직접 수사 기능 축소로 단시간 내 예전 합수단과 같은 범죄 대응 역량을 회복은 어려울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금감원 등에서 온 고발 사건 위주로 수사가 진행되거나 고발 사건도 복잡한 사건보다 미공개 정보 이용이나 복잡한 법리가 안 들어가는 쪽의 수사가 주가 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합수단장 출신 한 변호사는 “수사과를 지휘하는 형태에선 아무래도 검사가 직접 수사할 때보다는 영장 청구 등 신속성에서 차이가 날 것 같다”며 “시간을 두고봐야겠지만 아무리 검사 지휘를 받는다고 해도 검사가 사건을 꿰차고 있을 때와 차이가 있을 것이고, 큰 사건의 경우 인력 측면에서도 한계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박성훈 협력단장은 검찰 직접 수사 기능 축소에 따른 협력단의 역할에 대한 우려에 ‘걱정할 필요 없다’고 장담했다. 검찰이 준사법기관으로서 역할에 더 집중하면 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박 협력단장은 지난해 협력단 출범 직후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협력단은) 앞으로 우리나라 금융증권범죄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수사과뿐만 아니라 특사경, 일반경찰까지 지휘 내지 사법통제를 해야 한다. 권한이 큰 만큼 책임감도 많이 따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협력단 관련 사건 중 유명 사건은 ‘머지플러스’ 사건과 ‘오스템임플란트 횡령 사건’ 등이 있다. 협력단은 지난 6일 대규모 환불 중단 사태로 이용자들에게 수천억원대 피해를 준 선불 할인 서비스 ‘머지포인트’ 운영사 머지플러스의 권남희 대표 남매를 구속 기소했다. 또한 협력단은 현재 회사 자금 2215억원을 횡령한 오스템임플란트 직원 이모 씨도 수사 중이다. 협력단은 우선 경찰이 넘긴 횡령 사건 위주로 수사할 것으로 보인다. 협력단은 두 사건 모두 경찰과 소통하며 범죄 성립과 구속수사 등에 관한 의견을 주고받으며 협력했다. 다만 두 사건 모두 고난도의 증권범죄와는 거리가 있는 횡령, 사기 등 사건이다.

2013년 검찰과 금융위, 금감원, 한국거래소, 국세청 등 전문인력 50여명이 함께한 합수단은 7년간 1000여명에 달하는 주가 조작 사범들을 사법 처리하며 ‘여의도 저승사자’로 불렸다. 하지만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취임 후인 2020년 1월, 검찰의 직접 수사 부서 축소를 명분으로 합수단을 전격 폐지해 논란이 일었다. 추 전 장관은 합수단을 ‘부패의 온상’이라고 지적했지만 합수단은 검찰의 수사권 남용과 무관하게 금융범죄에 특화된 기구였기 때문이다. 또한 증시 호황에도 처벌 공백이 빚어진다는 지적까지 이어졌다. 이후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취임 초기부터 금융증권범죄 대응 역량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법무부는 지난해 6월 비직제 부서인 협력단 신설 계획을 밝혔다. 법무부는 지난해 12월 ‘2022년 정부 업무보고’에서 협력단의 운영 내실화 및 경제·금융범죄 특사경의 전문 수사 체계 구축 지원으로 국가의 범죄대응 역량을 제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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