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 부부,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 박탈되자 행정소송

법원 “사실혼 관계로 볼 수 없다” 보험료 청구 정당 인정

2021년 2월 18일 오전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열린 '동성 배우자 건강보험 피부양자 소송 기자회견'에서 소송 당사자 김용민-소성욱 부부가 소장을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
2021년 2월 18일 오전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열린 '동성 배우자 건강보험 피부양자 소송 기자회견'에서 소송 당사자 김용민-소성욱 부부가 소장을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동성 부부가 “사실혼 관계를 인정해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달라”며 낸 소송에서 패소했다. 동성 사이는 부부로 인정할 수 없기 때문에 건강보험료를 별도 납부해야 한다는 게 법원 판단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부장 이주영)는 7일 소성욱씨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낸 보험료 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혼인이란 민법과 대법원과 헌법재판소 판례, 그리고 우리사회의 일반적 인식을 모두 모아 보더라도 여전히 남녀 결합을 그 근본요소로 한다고 판단된다”며 “동성 간 결합까지 확장해 해석할 만한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사회보장영역에서도 기존 혼인법질서에 반하는 내용의 사실혼은 원칙적으로 보호받을 수 없다”며 “혼인법질서의 유지라는 공익적 요청을 배제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동성 간 결합과 남녀 간 결합이 본질적으로 같다고 볼 수 없는 만큼 헌법상 평등의 원칙에도 반하지 않다고 봤다.

소씨는 2019년 5월 동성 배우자 김용민씨와 결혼식을 올린 뒤 이듬해 2월부터 건강보험 직장가입자인 배우자 김씨의 피부양자로 등록됐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한 언론 보도로 피부양자 등록 사실이 알려지자, 건강보험공단은 “피부양자로 인정되지 않는데, 업무상 착오가 있었다”며 소씨를 건강보험 지역가입자로 전환하고 보험료를 부과했다.

소씨는 동성이라는 이유로 배우자의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박탈당했다며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현행법은 사실혼 배우자에게도 각종 연금이나 보험금 수령 권리를 부여하고 있는 만큼, 단지 동성 배우자라는 이유만으로 자격을 부인하는 것은 제도의 목적에 어긋난다는 주장이었다.


dingd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