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진성 기자] 갑자기 차가 툭 튀어나와 깜짝 놀라게 되는 좁은 골목길. 신호등, 횡단보도 등 교통안전표시가 없어 보행자와 운전자 모두 교통사고에 노출돼 있다. 골목길도 폭에 따라 교통사고 발생률이 천차만별이다. 길이 좁다고 교통사고가 많은 것도, 길이 넓다고 교통사고가 적은 것도 아니다.
15일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시내 폭 12m 미만 도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는 총 7538건으로, 7861명이 다쳤다. 이중 폭 6m 미만 골목길에서 일어난 교통사고가 46.4%(3503건)를 차지해 발생률이 가장 높았다. 이어 폭 9m 미만 골목길이 25.8%(1951건), 폭 12m 미만 골목길이 16.8%로 집계됐다. 차가 다닐 수 있는 가장 좁은 길인 폭 3m 미만 골목길에서도 812건(10.7%)의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폭 12m 미만 골목길은 시야 확보가 용이하고 교통안전표시가 설치돼 있는 곳이 많아 상대적으로 교통사고 발생률이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폭 3m 미만 골목길의 경우 워낙 길이 좁은 탓에 운전자가 주의력이 높아져 교통사고 발생률이 낮은 것으로 관측된다.
폭 6m 미만 골목길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를 시간대로 보면 오후시간대(12~18시)와 저녁시간대(18~24시)의 발생률이 각각 32.8%, 32.0%로 가장 높다. 유동인구가 많은 만큼 교통사고도 많아진다는 얘기다.
특히 우리나라는 유독 보행자 교통사고가 높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의 2011년 기준 자료를 보면, 한국의 보행자 사망률은 39.1%로, OECD 회원국 평균(18.8%)보다 2배 이상 높다. 반면 노르웨이 10.1%, 뉴질랜드 10.9%, 네덜란드 11.9% 등으로 보행자 사망률이 낮다.
서울시는 이에 따라 내년 3월까지 폭 6m 미만 골목길 교차로에 ‘십(+)자’나 알파벳 ‘티(T)자’ 모양의 교차점을 표시해 교통사고를 줄이기로 했다. 교차점 표시는 전방뿐만 아니라 좌우측에서도 차량이나 사람이 나올 수 있다는 사실을 환기시켜준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