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내년 하방 리스크 설문
글로벌 펀드매니저·전략가 106명
“인플레 잡으려 과도한 긴축” 우려
41.5% “경제회복 증시 상방 위험”
최고 테마주로 ‘가치·친환경’ 꼽아
글로벌 펀드매니저 10명 가운데 4명 가량은 내년 주식시장의 가장 큰 하방 위험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 중앙은행의 성급한 정책 전환을 꼽았다.
인플레이션을 잡으려다 정책 실수를 범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이다. 중앙은행이 팬데믹(감염병의 세계적 대유행)·변이 바이러스보다 증시에 더 무섭다고 봤다.
블룸버그는 글로벌 펀드매니지·전략가 10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12월 3~13일)를 벌여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내년 주식시장에 가장 큰 위험으로 응답자의 36.8%가 자산 매입 축소(테이퍼링)·정책 실수를 지목했다. 치솟는 물가를 억제하기 위한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움직임이 못미덥다고 보는 셈이다. 급등하는 인플레이션 자체가 하방 위험이라고 답한 비율은 33%로 뒤를 이었다. 팬데믹과 새 변이를 꼽은 답은 10.4%다.
줄리앙 라파르그 바클레이즈 수석시장전략가는 “가장 큰 위험 중 하나는 통화조건의 과도한 긴축이 될 것”이라며 “미국과 세계 경제는 특히 연준의 과도한 금리인상을 용인하는 게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블룸버그는 시장 자체의 전반적인 활기가 리스크라는 지적도 있었다고 전했다. 앨라스데어 매키넌 스코티시인베스트트러스트의 수석 매니저는 “실제로 우린 버블(거품) 속에 있다”며 “투기의 가장 극단적인 징후는 가상자산, 기업인수목적회사(SPAC)”라고 했다.
응답자는 인플레이션 한계점을 4~5%대로 봤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연간 상승률이 5% 수준이면 주식시장을 탈선시킬 거라는 답이 19.8%로 가장 많았다. 4%라는 응답은 18.9%로 두번째였다.
유럽 최대 순수 자산운용사인 아문디의 파스칼 블랑케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중앙은행이 명목금리에 상한선을 설정하고, 실질금리가 낮게 유지되는 한 주식의 대안은 없다”면서 “연준 등은 2022년에 4~4.5% 이상의 인플레이션을 거의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펀드매니저 등은 증시에 상방 위험으론 현재 예상보다 더 회복력이 있는 경제를 거론했다. 응답자의 41.5%가 긍정적인 수요·놀라운 경제성장을 상방 위험으로 선택했다. 인플레이션 하락을 상방 위험으로 지목한 답은 23.6%였다. 다만, 스테판 크로이츠캄프 DWS 선임투자책임자는 “인플레이션율 하락은 성장 둔화와 같은 부정적 이유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내년 최고 투자 테마로 응답자의 23.6%가 가치주를 꼽았다. 친환경주는 13.2%로 2위였다. 소형주가 11.3%로 뒤를 이었다. 미국 기술주는 6.6%로 6위에 그쳤다. 스위스계 자산운용사인 픽텟자산운용의 세사르 페레즈 루이즈 최고투자책임자는 “여러 부문에 걸쳐 인플레이션을 견딜 수 있는 가격 결정력을 가진 회사에 베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CNBC는 이코노미스트 등 전문가 3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연준은 내년 6월부터 기준금리 인상에 착수해 2023년까지 매년 금리를 세 차례 올릴 거라는 전망이 나왔다고 이날 보도했다. 내년 6월이란 시점은 애초 전망보다 반년 이상 당겨진 것이다.
현재 제로(0) 수준인 금리는 2023년말께 1.5%로 상승한다는 예상이다. 금리인상 전엔 연준이 테이퍼링 규모를 2배 늘려(매달 150억달러→300억달러) 내년 3월 끝낼 거라고 전문가는 예측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연준이 이날부터 이틀간 진행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뒤 테이퍼링 가속화 계획을 발표하고, 내년에 금리를 올린다는 신호를 발신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홍성원 기자
hongi@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