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자회, “유통향 판매가 인상 부당…분기별 고시가로 일원화”주장

철 스크랩 가격 인상 중소 건설사 집중에 반발

일원화 시 10대 건설사 동의 의문

철강업계 “합의된 가격체계 반년 만 되돌릴 수 없어”

건설업계가 철근 유통향 판매가격이 지나치게 인상됐다며 분기별 고시가격으로 일원화할 것을 요구했다. 철강업계는 합의된 가격체계를 반년 만에 되돌리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대제철 당진 철근 생산라인.[현대제철 제공]
건설업계가 철근 유통향 판매가격이 지나치게 인상됐다며 분기별 고시가격으로 일원화할 것을 요구했다. 철강업계는 합의된 가격체계를 반년 만에 되돌리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대제철 당진 철근 생산라인.[현대제철 제공]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 건설시장 호황이 끝나면서 원가 부담을 느끼고 있는 건설업계가 유통시장과 실수요로 이원화된 철근 가격 체계를 다시 일원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년에 걸쳐 원료 가격을 반영할 수 있는 가격 체계를 구축한 철강업계로선 난색을 표하고 있다.

29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건설사 내 건축자재 구매 담당자의 협의 창구 역할을 하는 대한민국건설회사자재직협의회는 최근 철근 판매 가격 일원화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건자회는 “제강사가 지난 상반기 극심한 철근 수급난 상황에서 건설사와 합의되지 않은 ‘유통향 판매가’를 일방적으로 발표해 원가 부담을 건설업계와 유통사에 전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철근을 생산하는 철강업체들은 지난 5월부터 철 스크랩의 시장 가격이 전달 대비 5% 이상 변동할 경우 이를 매달 철근 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유통 가격체계를 도입했다. 기존 고시가는 분기 첫달에만 원료 가격을 반영할 수 있었던 데 반해 새로운 가격체계는 원가 부담을 제품가에 유연하게 반영할 수 있는 방식이다.

이후 글로벌 경기 회복과 인프라 투자 등으로 철 스크랩 가격이 1t 당 60만원까지 치솟으면서 국내 유통시장에 적용되는 일반판매 고시가격 역시 이달 103만6000원까지 치솟았다. 95만6000원인 기준가격과의 가격 차가 8만원까지 벌어진 것이다.

이에 대해 건자회는 “제강사가 건설업계와 합의된 분기별 건설 기준가 외에 큰 폭의 인상액이 반영된 유통향 판매가를 발표해 막대한 이익을 취하고 있다”며 “이는 명백한 불공정행위”라고 주장했다. 사실상 유통향 판매가를 분기별 기준가 수준으로 낮추라는 가격 인하 압박인 셈이다.

반면 철강업계에서는 건자회의 이같은 반발이 중소 건설사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행동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10대 주요 건설사는 기준가격에 기반해 제강사와 직접 협상을 벌여 낮은 가격에 철근을 가져가는 반면, 중소 건설사는 대부분 유통시장에서 철근을 구매하는 구조”라며 “철 스크랩 등 원자재 가격 상승분이 중소 건설사에 집중된다는 불만이 있다보니 가격체계 일원화 얘기를 꺼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금리 상승과 대출규제로 건설 경기가 주춤하면서 중소 건설사를 중심으로 원가 부담이 높아진 것 역시 이같은 반발의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철근 가격 일원화는 난관이 크다는 게 철강업계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철근 가격을 하나로 일원화하려면 유통향 판매가격과 기준가의 중간 수준으로 책정해야 할 텐데 이는 철근을 보다 낮은 가격에 공급받는 10대 건설사들도 원하지 않을 것”이라며 “오랜 시간 철강업계와 건설업계의 논의 끝에 만든 가격 체계를 반년 만에 없애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why3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