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 대기오염 ‘비상’…도시 봉쇄 수준에 가까워
모디 총리, 뉴델리 주총리에 책임 넘겨…“전력 기울이지 않아”
뉴델리 시민, 조치 마련 촉구…“아무도 우리 건강에 신경쓰지 않는다”
[헤럴드경제=유혜정 기자] 대기질이 악화돼 스모그에 뒤덮인 인도 뉴델리에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인도 내 정치권에서는 ‘나몰라라’하며 책임을 서로 떠넘기고 있다.
20년간 급속도로 경제 성장을 이룬 인도는 화석 연료로 인한 대기오염을 지속해서 겪었다.
대기 오염이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정의한 기준보다 20배 나빠진 수도 뉴델리는 이번 주 비상조치를 발효해 건설 활동, 디젤 발전기의 가동과 트럭 운전이 금지됐다. 학교는 문을 닫았고, 직원은 집에 머물러야 했다. 뉴델리 외곽에 위치한 6개의 화력 발전소에는 폐쇄 명령이 내려졌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실제로 외출한 뉴델리 시민 대부분은 눈 통증·울렁거림·호흡곤란 등의 문제를 겪었다.
생명까지 위협하는 뉴델리의 대기오염이 악화하자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야당 소속 아르빈드 케지리왈 뉴델리 주총리가 도시의 대기오염을 해결하는 데 전력을 기울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특히 공기 질이 악화하는 날 차량 통행을 제한하는 등 자체적인 오염 저감 정책을 시행하지 않고 있다며 불만을 표했다.
집권여당 ‘인도국민당(BJP)’의 아데시 굽타는 케리지왈 주총리가 사임해야 한다며 “뉴델리를 세계적인 도시로 만드는 대신 ‘스모그 도시’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뉴델리 측은 모디 총리가 뉴델리 인근 주에서 농부들이 농경지에 불을 지르는 행위에 대해 규제하지 않았다며 책임을 다시 모디 총리에게 돌렸다.
뉴델리 시민은 도시를 덮친 스모그 현상이 누구의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인도 정부가 적극적으로 조치를 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
뉴델리보다 공기 질이 좋은 히말라야 산기슭에 위치한 도시 무소리에와 뉴델리 사이에 거주하는 굽타는 뉴욕타임스(NYT)에 “아무도 인도 사람의 건강과 삶에 대해 신경 쓰지 않는다”며 “이러한 비상 사태가 발생할 때마다 대법원이 개입해야 하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깨끗한 대기 질을 위해 활동을 하는 단체 ‘워리어맘스’의 회원인 바브린 칸다리는 “정치적 의도가 있기 전까지는 아무런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법원의 압력에 따라 뉴델리시 공무원은 추가 조치를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이들이 제안한 것은 인공 안개를 생성하는 ‘스모그 방지 기계’의 설치와 물과 먼지 억제제를 뿌리는 소방차의 배치였다. 일각에서는 실효성이 없는 조치라며 비난했다.
인도의 여야 의원은 대기오염 문제를 초당파적인 차원에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BJP당의 비카스 마하트마 의원은 “서로 비난하는 상황은 항상 존재할 것”이라며 “서로 다른 주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 자기가 속해 있지 않은 주의 거주민은 유권자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yoohj@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