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연비 규제 강화로 수요 폭발
촉매 귀금속 가격 최대 30배 급등
업계, 원가에 관세까지 ‘이중 부담’
국회·전문가 “무관세화” 한목소리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등 주요 자동차 생산국이 배기가스 저감을 위한 필수 원자재인 촉매용 귀금속에 무관세를 적용하는 것과 달리 한국이 3%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어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전 세계적인 탄소중립 정책 기조에 역행할 뿐만 아니라 국내 완성차 업체의 경쟁력을 저하하고 소비자의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촉매용 귀금속에 부과되는 관세 폐지를 요청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9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2016년 대비 올해 로듐은 31배, 팔라듐은 4배 이상 가격이 폭등했다. 다우존스 데이터를 살펴보면 팔라듐 가격은 올해 5월 온스당 3000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촉매용 귀금속은 자동차 매연 저감 촉매제의 주원료로 쓰이는 팔라듐·로듐·백금 등 백금족 금속이다. 다른 물질로는 대체가 불가능하다. 특히 팔라듐은 전 세계 수요의 약 80% 이상이 자동차 매연 저감 촉매변환기에 사용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백금족 금속에 제2차 관세율 인하 예시제 시행에 따라 용도와 관계없이 1994년부터 3%의 기본관세율을 적용 중이다. 해외 주요 완성차 생산국이 배출가스 저감 기술 개발을 유도하고자 무관세를 유지하는 것과 대비된다.
업계가 부담하는 관세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팔라듐·로듐·백금 수입액은 약 16억 달러(한화 약 2조원)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백금족 귀금속 관세는 2016년 103억원 수준에서 지난해 관세 약 4배 이상 증가한 439억원에 달했다.
촉매제 원료 가격 인상에 관세 부담까지 늘면서 국내 완성차 업계는 이중고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한 완성차 관계자는 “아직 수입 원자잿값 상승분을 차량 가격에 최대한 반영하지 않고 있지만, 원재료 가격 급등 상황 장기화로 더 버틸 수 없는 한계 상황에 직면했다”고 우려했다.
이에 기획재정부는 한시적으로 기본 세율보다 관세를 줄여주는 할당 관세 품목에 촉매용 귀금속을 올해 최초로 추가했다. 상대적으로 수요가 적은 백금을 제외한 팔라듐과 로듐에는 올해에 한해 관세율을 한시적으로 1%로 인하했다.
그러나 한시적인 할당 관세로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지난달 추경호 의원(국민의힘)이 촉매용 귀금속에 한해 0%의 기본세율을 적용하는 ‘관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하는 등 국회에서 논의에 착수한 것도 같은 이유다.
관세법 일부 개정안이 이달 중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에서 심의가 다뤄질 예정인 가운데 국내 완성차 업계의 요구도 꾸준하다.
업계 전문가들은 탄소중립 달성이 정부의 제도적 뒷받침없이 기업의 투자와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국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자동차 전문가는 “관세법 개정을 통해 국내 완성차 업계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전후방 산업연관 효과 등 국내 제조업 전반의 경기 개선에도 기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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