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입찰 막는 것 명분 부족…국내 독점업체 각성 필요한 시점 -저렴한 교통요금은 교통복지…인상은 최후 수단으로 논의돼야

[헤럴드경제=최진성 기자] 박기열 서울시의회 교통위원장은 13일 서울메트로의 전동차 국제입찰 방침과 관련, “국내 전동차 생산업체가 공급 가격을 낮추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국내에는 전동차 생산업체가 단 1곳 밖에 없어 가격 경쟁을 유도하지 못한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박 위원장은 지난 3일부터 5박6일 일정으로 철도 관련 교수와 연구원, 서울메트로 임직원 등과 함께 중국을 방문, 세계 전동차 수주 1~2위 업체인 중국남차(CSR)와 중국북차(CNR)의 현지공장을 시찰했다. 이번 현지시찰은 서울메트로의 전동차 국제입찰 방침에 중국 측이 적극적인 참여 의사를 밝히면서 이뤄졌다.

국내 전동차 생산업체는 1999년 7월 대우중공업, 현대정공, 한진중공업 등 3사가 통합된 현대로템 1곳 뿐이다. 사실상 현대로템이 독점 공급하면서 전동차 구매가격 협상에서 오히려 서울메트로를 비롯 지하철 운영사들이 주도권을 빼앗겼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실제로 서울지하철 9호선의 경우 현대로템이 전동차 1대당 17억원대에 납품했는데 국제입찰을 하면 10억원 초반대로 가격을 낮출 수 있다는 게 박 위원장의 설명이다. 서울메트로의 계획대로 내년 200대를 시작으로 2018년까지 총 620대를 발주한다면 3000여억 원이나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무임승차 등으로 연간 수천억원의 손실 발생을 감안하면 서울메트로 입장에선 국내산업 보호라는 명분보다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인 셈이다.

박 위원장은 “국내 전동차 산업 보호를 위해 서울메트로의 국제입찰을 무조건 막는 것도 명분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최근 기자들과 만나 “어떤 경우에도 독점은 안된다고 생각한다”면서 서울메트로의 국제입찰 방침을 지지했다.

이번 시찰에서는 중국 측의 전동차 기술력에 대한 우려도 씻어냈다. 박 위원장은 “동행한 철도전문가들의 평가를 종합하면 중국 측은 전동차 생산규모는 물론 기술력도 국내업체에 전혀 뒤지지 않았다”면서 “국내업체의 각성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동차 국제입찰 방침이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공급 가격이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라며 “국내업체가 가격경쟁력을 제고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서울지하철 운영사의 적자에 대한 중앙 정부의 책임도 강조했다.

지난해 말 기준 서울메트로와 도시철도공사의 부채는 4조4900억원으로, 당기순손실은 4172억원에 달한다.

특히 정부의 방침인 65세 이상 노인과 장애인, 국가유공자에 대한 무임수송에 따른 손실이 연간 약 3000억원이 발생하고 있다.

박 위원장은 “무임수송에 따른 운영적자가 누적돼 재무상태가 더욱 악화되고 있다”면서 “정부에서 무임수송에 대한 손실분을 보전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최근 인상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교통요금에 대해선 “대중교통 서비스 개선과 운영적자 해소를 위해 일정 수준의 인상이 필요하다”면서 “다만 최후의 수단으로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