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의원 296명 중 46명이 법조인 출신
민주당은 변호사, 국민의힘은 검찰 출신 우세
‘법조인 경력이 입법 활동에 도움’, 찬반 갈려
“직업 정치인 부재가 법조인 쏠림 현상 원인” 분석도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법조인 출신 정치인을 선호하는 현상은 비단 대선만이 아닌 총선에서도 두드러진다. 박상훈 정치발전소 학교장은 “사회의 모양을 닮는 게 대의제의 한 측면이라면, 법률 전문가 출신 대표가 실제 그 직업군의 규모에 비해선 어마어마하게 과대 대표돼 있다”고 평가한다.
4일 국회 등에 따르면 지난 21대 총선에서 당선돼, 현재 의원직을 유지 중인 국회의원 296명 중 법조인 출신은 46명으로 나타났다. 국내 법조인 수는 변호사 3만명, 판사 3000명, 검사 2000여명으로 전체 유권자의 0.1% 정도지만, 실제 국회 의정활동을 하는 법조인 출신의 비율은 약 15.5%로 월등히 높은 셈이다.
더불어민주당의 법조인 출신 의원 29명 중 17명은 순수 변호사 출신이다. 국민의힘 법조인 출신 의원 13명 중 8명은 검찰에 몸담은 이력이 있다. 탈당 전 국민의힘 소속이었던 곽상도 무소속 의원 역시 검찰 출신이다. 이 밖에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양정숙 무소속 의원도 변호사 출신이다. 권은희 국민의당 의원은 경찰로 근무하기 전 변호사 생활을 했다. 박 학교장은 “정당의 성격과 검찰·변호사 집단 성격의 차이에서 비롯된 일”이라며 “대개 검찰은 기존 질서를 옹호하는 역할을 해, 주로 보수적인 쪽에 많이 갔고, 변호사 중에는 민변 출신들이 꽤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원내 법조인 쏠림 현상’에 대한 지적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연세대와 덕성여대는 2016년 ‘국회의원의 법조인 경력은 입법활동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가’란 논문에서 “(연구 결과) 국회의원의 법조인 경력은 법안의 발의와 가결과 관련한 입법 활동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주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반면 국회 안에선 국회의원의 법조인 경력이 입법 활동에 도움이 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법조인 출신 의원들과 수년간 근무한 한 보좌관은 “법체계나 원리, 현실에서 어떻게 법이 작동하는지 잘 알아 정제된 법이 나오는 데 도움이 된다”며 “변호사를 오래 한 의원님의 경우, 서로 양보할 수 있는 게 어느 선인지 등 협상과 타협을 잘하셨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법조인 쏠림 현상의 원인으로 ‘직업 정치인’, ‘정치 엘리트’의 부재를 꼽는다. 서복경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대체로 정당 정치가 오래되고 강한 나라들은 정당 출신 공직자나 정당 출신 당직자 경험을 했던 사람들이 다수”라며 “우리나라는 정당정치 역사가 짧아 기초에서 광역으로, 광역에서 중앙으로 올라가는 구조들이 지금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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