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최근 20대 남성이 자신의 집에 침입한 도둑을 제압해 뇌사상태에 빠뜨렸다는 이유로 실형을 선고받은 이른바 ‘도둑뇌사’ 사건을 계기로 정당방위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정당방위의 인정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의 형법 개정안이 12일 발의돼 눈길을 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박민식 의원은 이날 야간에 집에 침입한 괴한에 대항하기 위한 방어 행위, 상습 가정폭력 및 아동학대, 성폭력과 관련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행위 등도 정당방위로 인정하도록 요건을 완화하는 내용의 형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로써 국민의 법 감정과는 달리 매우 엄격하게 적용되면서 사문화돼 온 정당방위 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형법이 제정된 1953년 이후 60년 만의 개정이다.

이번 개정안은 국민의 법감정과는 다른 대표적인 4가지 유형의 행위에 대해 정당방위로 추정하는 조항을 신설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그간 현행법에서는 부당한 침해에 대한 정당방위를 인정하면서 ‘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로 한정하고 있다.

하지만 한밤 중 집에 침입한 도둑을 폭행한 경우, 장기간 가정폭력에 시달리거나 성폭력에 대항하다 상해나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와 같이 ‘상당성’의 요건을 이유로 검찰과 경찰의 수사과정이나 기소, 법원의 판결에서 정당방위를 인정받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따라서 ‘상당성’의 요건을 삭제하는 대신, ‘부당한 침해에 대한 방어행위’를 정당방위로 인정하되 침해의 중대성과 방어행위의 행태간 적절한 수준을 판단해 정당방위로 인정하도록 개정하는 것이다.

개정안은 이와 함께 ▷ 최근 ‘도둑 뇌사’ 사건과 같이 야간에 집에 침입한 괴한에 대항하기 위한 방어행위 ▷쌍방폭행 및 경찰관의 직무집행 ▷상습 가정폭력 및 아동학대 ▷성폭력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행위를 정당방위로 추정하는 근거를 새롭게 마련하고 있다.

박 의원은 “형법 제정 이후 60여년 간 범죄의 유형이 다양해지고 흉포화의 수준이 심각해지고 있지만 검ㆍ경의 공권력만으로 이를 억제하기에는 어려운 실정에 이르렀다”며 “정당방위를 폭넓게 인정해 개인의 보호권리가 강화되고 법 질서 수호 기능이 확고히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