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입건 54일 만에 첫조사
‘손준성→김웅’ 전달 확인해도
대검 윗선 지시여부 파악 난제
孫 영장재청구 김웅 조사후 판단
‘고발 사주 의혹’을 수사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입건 두 달 만에 손준성 전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대구고검 인권보호관)을 불러 조사한다. 공수처로선 사건 핵심인물 조사로 꽉 막힌 수사의 돌파구를 찾겠다는 계획이지만, 현재까지 수사 상황을 놓고 볼 때 추가 증거 확보 없이는 혐의 입증이 쉽지 않아 보인다.
공수처는 오는 2일 손 검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공수처가 지난 9월 9일 ‘2021년 공제13호’로 사건번호를 부여하고 정식 입건한지 54일 만에 이뤄지는 첫 조사다. 손 검사는 비공개 출석 예정인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주 법원이 손 검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한 후 공수처는 손 검사와 출석 일정 등을 조율해왔다.
공수처는 손 검사 대면 조사로 수사 활로를 찾겠다는 계획이다. 이 사건의 ‘키맨’으로 꼽히는 손 검사가 출석 요구에 불응하는 등 수사에 협조하지 않으면서 차질이 빚어졌다는 게 공수처의 입장이다. 다만 손 검사 조사로 공수처가 실제 이 사건 수사의 의미 있는 변곡점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구속영장이 기각되는 과정에서 공수처의 ‘부실한 패’가 고스란히 드러났기 때문이다. 공수처는 손 검사를 제외하고, 손 검사의 ‘위아래’ 검찰 관계자 중 고발장 작성 및 지시, 전달 등에 관여한 인물을 특정하지 못한 상태다. 공수처가 청구했던 구속영장에는 이들 관계자들이 ‘성명불상’으로 적혔다. 구속영장 기각 이후 증거를 보강할 시간이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2일 조사는 부족한 증거 관계를 토대로 이뤄지게 되는 셈이다.
공수처는 우선 지난해 4월 손 검사를 통해 흘러갔을 것으로 의심하는 고발장 등 자료가 당시 총선을 준비하던 김웅 미래통합당 후보(현 국민의힘 의원) 측에 건너갔다는 기본적 사실부터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는 이 사건의 최초 제보자인 조성은 씨에게 텔레그램을 통해 흘러간 범여권 인사 및 언론인들의 고발장 등 자료에 ‘손준성 보냄’이라고 찍힌 것이 조작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반면 줄곧 전달 의혹을 부인하는 손 검사는 영장심사 당시에도 자료를 보낸 기억이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영장심사에선 ‘반송’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사람이 자료를 일방적으로 보내고서 대검이 이를 접수했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있는데, 받지 않고 돌려줬을 수 있다는 취지다. 손 검사는 2일 조사에서도 기존의 입장대로 고발장 전달 사실을 부인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손 검사의 주장을 무력화하기 위해선 텔레그램에 남은 ‘손준성 보냄’이란 흔적 외에, ‘손준성→김웅’으로 이어지는 전달 사실을 명쾌하게 입증할 추가 증거 확보도 필요한 상황이다. 기본적으로 손 검사로부터 야당에 고발 사주가 이뤄진 사실관계가 입증돼야 적어도 의혹 전체의 절반이 풀린다.
공수처로선 의혹의 나머지 절반이자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손 검사가 당시 대검 윗선의 지시를 받았는지’ 여부도 풀어야 할 숙제다.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한 확인은 더욱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증거는커녕 지시 흔적도 찾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앞선 손 검사 구속영장에 윤 전 총장 이름이 나오지만, 배경 설명에 그칠 뿐 실제 관여 여부는 구체화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공수처는 손 검사를 조사한 후 김웅 의원도 조만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두 사람에 대한 조사를 마친 후 손 검사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가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일정을 고려해 목표로 잡았던 11월초 수사 마무리가 이미 어려워진 상황에서, 이달 내 종결도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안대용·박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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