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 클럽’ 진위 놓고 정영학-김만배 대립

천화동인 4호 실소유주 남욱, 1007억 배당받아

대장동 사업 초기멤버, 2015년 구속 후 주도권 잃어

[헤럴드경제=좌영길 기자] 대장동 개발 의혹 사건 핵심 인물인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가 조만간 귀국할 예정이다. 대장동 사업 주도권을 놓고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 전 기자와 갈등을 빚었던 인물인 만큼 어떤 진술을 내놓느냐가 향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15일 변호사업계에 따르면 남씨는 최근 국내 6대 로펌 중 한 곳을 변호인으로 선임하고 검찰 수사에 대비하고 있다. 가족과 미국에 체류 중인 남씨는 조만간 귀국할 예정이다.

남씨는 천화동인 4호에 출자금 8721만원을 내고 약 1007억원의 배당을 받았다. 화천대유 관계사인 천화동인 1~7호 중 김만배 씨가 소유한 천화동인 1호를 빼면 가장 많은 액수를 챙겼다. 남씨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민·관 합동 사업을 추진하기 이전인 2009년부터 이미 대장동 사업에 뛰어든 초기 멤버 중 한 명이다. 김만배 씨가 사업 주도권을 잡기 시작한 시기는 2014~2015년으로, 남씨는 천화동인 7호 소유주 전직 기자 배모씨와 먼저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남씨는 화천대유의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 대한 뇌물 공여 혐의와 소위 ‘50억 클럽’으로 불리는 정·관계 로비설의 실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인물 중 한 명이다. 천화동인 5호 소유주인 정영학 회계사는 이러한 대화가 오간 녹취록을 검찰에 제출했고, 유 전 본부장을 구속하는 주요 단서가 됐다. 반면 김씨는 정씨를 견제하는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이야기를 지어내 대화에 참여했다고 해명하고 있다. 남씨가 정씨의 녹취록 혹은 김씨의 해명 중 어느쪽에 유리한 정황증거 내지 진술을 제시할 것인지 주목된다.

남씨는 미국 체류 중 JTBC와 인터뷰를 통해 로비 대상이 따로 있었다는 점을 암시했다. 김씨가 녹취록 대화 도중 천화동인 1호의 절반을 가지고 있다는 ‘그분’을 언급했는데, 남씨는 천화동인 소유주 중 김씨가 가장 나이가 많았,고 유동규 본부장도 ‘그분’이라고 부르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그분이 누구인지는 당사자만 알고 있지 않겠느냐”며 구체적인 이름을 언급하진 않았다. 천화동인 1호는 출자금 1억465만원으로 1208억원을 배당받았다. 김씨는 검찰 조사를 받기 직전 천화동인 1호의 실 소유자가 따로 있느냐는 질문에 “그건 바로 저”라고 대답했다. 남씨는 화천대유의 350억원대 로비 의혹과 관련해서도 실제 그런 대화를 나눴다고 하며 ‘7명에게 50억씩 주기로 했다’는 취지로 이야기했다. 7명이 누군지에 대해서는 “기사에 보시면 다 나오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남씨는 공공개발 저지 청탁과 8억3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2015년 구속기소 됐지만, 1심과 항소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1심 재판부는 “남 변호사는 대장동 현장에 상주하다시피 하며 계약서 검토나 주민 법률상담, 소송 사건 수행 등 일정한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인다”며 “대장동 현장에 상주하면서 정치권에 대한 로비는 어떠한 방식으로 할 수 있는 것인지 쉽사리 설명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남 변호사의 변호사법 위반 등 혐의는 무죄로 봤지만, 그가 2009년부터 대장동에 상주했다는 사실은 인정한 것이다.

남씨가 2015년 기소되면서 대장동 사업 주도권은 김씨가 갖게 됐다. 남씨가 수사를 받을 당시 수원지검장은 강찬우 변호사로, 현재 화천대유 자문을 맡고 있다. 이 사건에서 남씨의 변호를 맡았던 박영수 전 특별검사는 화천대유 고문으로 이름을 올렸고, 딸이 대장동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사건 전담수사팀은 유 본부장에 대한 구속기간을 연장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구속기간 만료시점을 감안하면 이달 안에 뇌물수수와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해야 하는 상황이다. 검찰은 유 본부장이 화천대유 측으로부터 받은 뇌물 액수가 700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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