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지웅 기자]정부의 세월호 실종자 수색작업 중단 발표가 나온 가운데 진도에 남아 있는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도 수중수색 작업의 중단을 공식 요청했다.
11일 오전 실종자 9명의 가족들은 진도실내체육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색에 대한 아쉬움이 많이 남아 있지만 저희처럼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고통 속에 살아가는 분들이 더 이상 생겨서는 안된다고 의견을 모았다”며 “이 시각 이후 수중수색을 멈춰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실종자 가족들은 “선체 내 격실 붕괴 현상 심화 등으로 잠수사 분들의 안전이 위험해지고 있다”며 “동절기를 앞두고 무리하게 수색작업을 계속하면 또 다른 사고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고 한 달여간 수색 지속과 중단에 대해 고뇌했다”고 했다. 이들은 “가장 중요한 것은 잠수사 안전”이라고 했다.
이어 가족들은 “저희의 결정으로 정부의 고뇌도, 잠수사분들의 말 못할 고통스러운 심정도, 공무원들과 자원봉사자님들의 고생도, 진도군민들의 아픔도 모두 눈 녹듯 사라졌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실종자 가족들은 수중수색 활동을 중단하더라도 정부가 9명의 실종자를 찾기 위해 선체 인양 등 방법을 고민하고 강구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은 실종자 가족 법률대리인인 배의철 변호사와 면담에서 인양에 대한 기술적 검토, 선체 및 해역에 대한 종합적인 인양 사전조사 등을 위한 기구를 해양수산부 내에 구성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장관은 또 인양 관련 정보를 공유하며 실종자 가족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는 채널을 마련해주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종자 가족들은 “인양에 대한 충실한 사전조사와 기술적 검토를 통해 한줄기 희망의 빛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도록 정부가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앞서 정부는 이날 세월호 수색작업을 끝낸다고 공식 선언했다. 정부의 수색중단 결정은 4월16일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209일만에 나온 것이다.
정부는 수색중단 결정 이유에 대해 실종자 발견 가능성이 낮아졌고 잠수사들의 위험성이 높다는 점 등을 들었다. 7개월간 선체 내 격실 붕괴 등 수색여건이 너무 위험한 상황에 이르렀고, 수색이 장기간 반복되면서 이제는 실종자를 발견할 가능성이 희박해졌을 뿐 아니라, 안전에 대한 현장의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잠수에 의한 수색이 한계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실제 수색작업을 진행해온 88 수중환경의 한 민간 잠수사는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언딘이 처음 수색했던 한달 정도는 물속 시야가 70㎝∼1m정도였다가 6월엔 2∼3m로 늘었고, 다시 시야가 11월 초 70㎝정도로 확 줄었다”고 했다.
이 잠수사는 “이런 여건에선 물속에서 잠수사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도와주려고 해도 찾아가기가 어려워 2차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추가 사고 방지를 위해서라도 우리(88 수중환경)는 철수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수색작업 종료 발표 소식이 전해지자 일반인들은 실종자 가족들에 안타까움을 표시하면서도 장기간 수색을 해왔고 2차 피해 우려가 높아진 점을 들어 정부 발표에 수긍하는 분위기다.
서울 은평구 진관동의 직장인 서모(31) 씨는 “상황을 여기까지 오게 만든 정부의 말을 그대로 신뢰하기 힘들다”면서도 “인양 과정에서 실종자 가족들의 의견을 많이 반영해주고, 다른 유가족들의 마음도 보듬어줄 수 있는 최선의 정책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의 직장인 김모(35) 씨는 “수색이 장기화 되는 상황에서 잠수사들의 피해마저 우려되고 있어 수색 외 다른 방법을 고민할 필요성이 있었다”며 “실종자들을 계속 수색하길 바라는 가족들의 마음도 십분 이해하지만, 최선의 방법을 고민해 인양에 나서줬으면 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