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자니아 난민출신 소설가
이슬람 극단주의로 세계 혼란
‘진실에 대한 헌신’ 수상 이유
“세계는 1960년대보다 훨씬 더 폭력적이 됐습니다. 더 많은 사람이 분투하며 테러 국가들로부터 도망치고 있습니다.”
7일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가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한 압둘라자크 구르나(73)는 발표 직후 가진 BBC와 인터뷰에서 자신이 선정된 이유를 에둘러 이렇게 표현했다.
1948년 탄자니아에서 태어나 1968년 잔지바르혁명 당시 아랍인들의 박해를 피해 18세의 난민 신분으로 영국에 온 그는 지금 세계가 그때보다 훨씬 더 폭력적이고 그에 따라 안전한 나라로 이주하려는 이들이 늘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노벨위원회가 구르나를 수상자로 선정한 이유도 최근 이슬람 극단주의의 기승에 따른 세계의 혼란과 분열에 주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노벨위원회는, 구르나가 단호하고 연민 어린 시선으로 식민주의 영향을 지속해서 다뤄왔으며 소설 속 인물들은 문화와 대륙의 차이, 전통과 새로운 삶의 차이, 결코 해결되지 않는 불안정성을 보여준다며, 구르나의 ‘진실에 대한 헌신’을 수상 이유로 밝혔다.
1994년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오른 ‘파라다이스’를 비롯해 10여권에 달하는 그의 소설은 난민과 혼란이란 주제를 관통한다. 소설 속 인물들은 사는 곳에서 뿌리째 뽑히고 소외된 이들로, 구르나는 이주에 따른 소외와 외로움, 분열된 정체성 문제를 변화하는 세계 속에서 조명해왔다.
특히 ‘파라다이스’는 20세기 초 탄자니아에서 자란, 한 소년이 아버지의 빚을 갚기 위해 식민지 이전 도시로 팔려가면서 동아프리카 식민지의 복잡성에 직면하는 내용으로, 소설가로서 큰 성취를 이룬 작품이다.
최근작인 ‘사후’는 어린 시절 독일의 식민지 군대에 의해 고국의 내전에 참여해 동족과 싸워야 했던 소년의 이야기를 그린다. 탄자니아는 19세기 후반부터 독일의 식민지배를 받다가 1차 세계대전 이후 영국의 식민지가 됐다.
아프리카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기는 1986년 나이지리아의 월레 소잉카, 1988년 이집트의 나기브 마푸즈, 1991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나딘 고디머·2003년 존 맥스웰 쿠체에 이어 다섯 번째며, 흑인 작가로는 월레 소잉카 이후 처음이다. 구르나는 최근까지 켄트대학에서 영문학을 가르쳤다.
이윤미 기자
meelee@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