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30여명 사장단 온라인 워크샵 개최
“고객 가치가 사업 목적 전제…실적 등은 따라오는 결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 예측력 향상키로
[헤럴드경제 = 김상수 기자]“재무지표가 사업 목적이 돼선 안 된다. 첫 시작부터 고객 가치에서 출발해야 한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전 계열사 최고경영진이 모인 사장단회의에서 ‘고객 가치’ 경영을 강조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엔 특히나 매출 등 수치보다 고객 가치가 사업 목적으로 우선돼야 한다는 주문이다.
LG는 지난달 30일 구 회장을 비롯, 30여명 계열사 최고경영진이 비대면 화상회의로 ‘사장단 워크샵’을 개최하고 내년 경영 전략을 논의했다고 1일 밝혔다.
구 회장은 이날 회의에서 “앞서 코로나 이후 기업의 생존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질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는데, 이런 때 일수록 우리가 그 동안 흔들림 없이 추진해 온 ‘고객 가치 경영’에 더욱 집중해 사업의 경쟁력을 질적으로 레벨업하는 게 더 중요하고 시급한 일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기 위해서는 첫 시작인 사업의 목적과 지향점부터 고객 가치에서 출발해야 한다”며 “재무적 지표에 앞서 고객 가치로 정작 무엇을 만들지, 어떻게 혁신할 지 훨씬 더 깊은 고민이 필요할 때”라고 덧붙였다.
특히 매출이나 영업이익, 시장점유율 등 재무지표를 사업 목적으로 삼지 말라고 당부했다. 구 회장은 “사업 목표엔 고객 가치 측면의 의미와 목적성이 같이 담겨야 하며, 목표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어떠한 고객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목적 수립이 먼저 전제가 되어야 하고, 그래야 필요한 역량도 정확히 정의되고 자원 투입 계획 또한 실효성 있게 마련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매출과 시장점유율 등의 외형적 성과들은 이러한 노력 뒤에 후행적으로 따라오는 결과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 회장은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실용주의’와 ‘고객 가치’를 경영 주요 화두로 제시하고 있다. 실용주의가 격식 없는 소통이나 파격적인 업무 방식 등 사내문화 혁신을 담은 경영 철학이라면, 고객 가치는 구 회장이 추구하는 대외 경영의 핵심 철학이다.
올해 신년사에서도 “고객을 감동시켜 LG팬으로 만들자”고 밝히는 등 경영 메시지를 내놓을 때마다 ‘고객 가치’를 강조하고 있다. 매출 등 수치가 아닌 고객 가치를 우선수위에 두라는 이날 당부 역시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날 회의에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대응 방안도 논의됐다. 사장단은 코로나 특수가 내년엔 약화되면서 국가나 지역별로 차별화된 환경이 펼쳐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에 따라 ▷지역·제품의 시장 예측력향상 ▷SCM(공급망 관리) 강화 등의 대안책을 모색했다.
또, 세계 경제가 저성장 기조에 진입할 것이란 중장기 전망에 따라 사업 혁신 역량을 선제 확보해야 한다는 데에도 의견을 모았다. 사장단은 ▷인공지능(AI)와 데이터에 기반한 디지털 전환 속도 향상 ▷디지털 신분야 사업 확장 ▷탈탄소 역량 강화 등의 사업 혁신에도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고객 가치와 관련해서도, 계열사 간 고객의 페인 포인트(Pain Point, 고객 불편사항) 개선 활동 성과를 공유했다. LG전자와 LG유플러스는 기존 고객 센터 중심의 페인 포인트 수집 방식을 온라인이나 SNS 등으로 확대하고 있으며, B2B 영역의 LG화학이나 LG디스플레이는 경영진이 직접 고객을 만나 불편사항을 청취하고 있다.
dlcw@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