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블라디미르 푸틴<사진> 러시아 대통령이 외국 언론사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자 미국 CNN 방송이 러시아에 방송 송출을 중단하기로 했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CNN 모기업 타임워너의 터너 인터내셔널은 이메일 성명을 통해 “최근 러시아 언론법의 변화를 고려해 러시아에 방송을 배급하는 일에 대해 평가하고 있다”며 “오는 12월 31일부터 방송 송출을 잠정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CNN 모스크바 지국은 이번 조치로 영향을 받지 않고 방송을 계속하겠다고 터너 인터내셔널은 설명했다.
또 “적절한 때에 러시아 시장에 다시 돌아오길 희망하며 방송 서비스 재개 시 배급사에 이를 알려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CNN 방송은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이 ‘글라스노스트’(시장 개방) 정책을 추진하던 1990년대 초 러시아에 첫 방영됐다. 현재는 케이블과 위성방송을 통해 방송을 송출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푸틴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외국 언론사 통제 조치에 대한 반발로 풀이된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15일 러시아 언론사의 외국인 소유 지분을 현행 50%에서 2016년 연말까지 20%로 낮추는 법안에 서명했다.
이는 푸틴 대통령에 대해 비판적 논조의 기사를 내보냈던 서방 미디어그룹 산하 언론사들을 정조준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아울러 법적 상한선을 넘은 서방 기업의 지분을 푸틴 대통령의 측근들에게 넘겨줄 수 있다고 우려됐다.
실제 미국 유력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지분을 갖고 있는 러시아 최대 민영 신문사 베도모스티의 경우, 국영 가스기업 가즈프롬의 계열사인 ‘가즈프롬 미디어’나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 유리 코발축 로시야은행 이사회 의장의 손에 넘어갈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한편 이번 소식이 전해지자 러시아 주재 미국 대사를 역임했던 마이클 맥폴 스탠퍼드대 교수는 “충격적이고 슬픈 일이다. 누가 21세기에 소련이 부활할 것이라고 생각하겠느냐”면서 “소련에서 CNN 방송을 처음 봤던 때가 기억나는데, 시계가 거꾸로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