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나무 하얀 숲 너머로 동이 터온다. 사방이 고요한 가운데 바람에 사각거리는 나뭇잎들이 이따금 정적을 깨운다. 한 폭 수묵화 같은 풍경은 판화가 강승희(추계예술대학 미술대학장ㆍ54)의 작품이다.

‘동판의 연금술사’라고 불리우는 강승희의 초대전이 인사동 노화랑에서 12일부터 열린다. 동판의 부식 작용을 이용하는 노출부식(Spit bite) 기법에 자신이 직접 제작한 강철 니들을 사용함으로써 깊고 풍부한 판화 작품을 만들어내는 작가다.

전시장에는 ‘새벽’을 테마로 한 최근작 100점이 걸린다. 작가는 서울을 떠나 김포에 새 둥지를 튼 이후, 강, 산, 들판 등 한강 하류 김포평야의 고즈넉한 새벽 풍경들을 작품의 주된 소재로 펼쳐내고 있다.

흑백의 농담과 여백이 주는 시적 정서가 관람객들을 명상의 시간으로 초대할 예정이다.

전시는 27일까지.

김아미 기자/amigo@heraldcorp.com

***사진설명 : 새벽-21413, 45x30㎝, Drypoint, 2014 [사진제공=노화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