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권남용·선거법 위반, 전달 의도 파악 필수적

향후 대화내역 ‘역추적’ 전망… 파악은 어려울 듯

공수처, 공직선거법 위반 ‘관계사건’ 처리 입장

가장 무거운 죄인 선거법 위반, 함께 처리 부담

김웅 국민의힘 의원(왼쪽)이 지난 13일 국회 의원회관 내 사무실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뒤 대화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관계자들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
김웅 국민의힘 의원(왼쪽)이 지난 13일 국회 의원회관 내 사무실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뒤 대화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관계자들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고발사주 의혹’ 수사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고발장 전달 이유 파악이 혐의 적용에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또한 공수처법상 수사 대상이 아닌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처리방식 역시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전날 김웅 국민의힘 의원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치고 본격적인 자료 검토에 나섰다. 공수처는 전날 진행한 김 의원실의 두 번째 압수수색에선 별다른 자료를 확보하지 못했다. 김 의원은 전날 의원실 압수수색 직후 취재진과 만나 “(공수처가) 영장과 관련돼 있는 증거물은 전혀 없다고 해서 가져간 것은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공수처는 압수한 자료보다 제보자 조성은 씨의 휴대전화를 집중 분석할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이 전달한 고발장 파일 외에, 김 의원과 조씨가 대화한 내역이 있다면 고발장 전달 경위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제보자 조씨도 지난주 공수처에 휴대전화를 제출했고, 김 의원 역시 압수수색 첫날인 지난 10일 휴대전화를 공수처에 제출했다.

다만 이 부분에 대한 수사는 ‘파일 전달자가 손준성 검사’라는 규명까진 쉽지만, 어떤 맥락에서 ‘왜’ 전달했는가에 대한 파악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공수처가 거론하고 있는 직권남용,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는 전달자의 의도를 파악하지 않으면 혐의 적용이 어렵다. 하지만 김 의원 스스로 ‘6개월마다 휴대전화를 바꾸고, 의원이 되고 나서도 세 번이나 바꿨다’고 밝힌 상황에서, 대화 내역 분석을 통한 전달 의도 파악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결국 제보자 조씨의 전화기에 의존해야 하는데, 파일 다운로드 외 다른 이야기가 오간 게 남아 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향후 수사는 이 사건 대화내역을 ‘역추적’하는 방식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번 의혹 제기 구도가 ‘조성은→김웅→손준성→윤석열’ 순서이고, 이 경로를 역추적해야 하는데 김 의원과 손준성 전 대검 수사정보정책관 사이에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도 파악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손 전 정책관 역시 평소 전화기를 주기적으로 바꿔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윤석열 전 검찰총장으로 가기 전 수사가 난항에 빠질 가능성도 생긴다.

공수처의 수사 범위 역시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공직선거법 위반은 공수처법 상 공수처의 수사 대상이 아니다. 공수처는 ‘관계 사건’으로 묶어 공직선거법 위반을 포함한 4개 혐의를 한꺼번에 처리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공직선거법 위반이 가장 무거운 죄인 만큼, 공무상 비밀누설 등 혐의 수사에 대한 관계 사건으로 처리하기엔 부담이 따른다.

또한 실제 손 전 정책관이 김 의원에게 고발장을 전달한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 전달 자체가 어떤 범죄사실을 구성하는지도 불분명해 수사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poo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