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속으로
‘서울 오가느라 상황 몰랐다’ 주장 1심 선방
공사는 1996년, 계약서 연습은 2006년 문서
항소심 재판부 “공사 하도급 채권은 허위” 판단
부친 작고 前 ‘채권은 가짜’ 언급도 유효한 증거
“조권과 그 부친이 2006년 허위공사대금을 만들어 셀프소송을 한 결과 51억원의 채무를 학교법인 웅동학원에 부담시킨 사실이 2심판결을 통해 확인됐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친동생 조권 씨가 항소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이후 수사팀 관계자의 말이다. 지난달 26일 나온 판결은 단순히 형량이 징역 1년에서 3년으로 늘어난 것 외에도, 그동안 부당한 의혹 제기 취급을 받았던 ‘웅동학원 재단 비리’가 확인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9일 법원에 따르면 검찰은 지난달 31일, 조씨는 이달 2일 각각 상고장을 제출했다. 대법원은 사실관계를 확정한 상태에서 법리판단만 하기 때문에, 웅동학원 공사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항소심 판단이 그대로 굳어질 가능성이 높다.
조씨는 법무법인 정세를 변호인으로 선임했다. 부산 동인고 출신의 노성환 변호사가 사건을 맡았다. 조 전 장관과 정경심 교수는 전관 변호사들이 주축인 ‘엘케이비앤파트너스’를 선임했지만, 조씨는 소형로펌을 선임해 별도로 재판에 대비했다.
1심은 사실상 조씨 변호인단의 선방이었다. 검찰은 조씨가 하도급 받은 공사대금 채권이 가짜라는 사실을 입증하는 데 주력했다. 압수수색 과정에서 하도급 계약서를 시험삼아 작성한 이면지가 확보됐는데, 하필 2006년도 판결과 관련된 서류였다. 웅동학원 공사가 이뤄진 시기는 1996년이었다. 학교 이사장이었던 조 전 장관의 부친이 작고하기 전 채권이 허위라고 언급한 문서 파일도 중요 증거였다.
반면 조씨 변호인단은 조씨가 서울을 오가는 상황에서 부산에서 벌어진 공사 내역을 잘 알지 못했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1심 재판부는 공사가 일부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고, 조 전 장관의 부친이 채권을 허위라고 언급한 것도 학교의 재무상태를 우려한 차원의 언급이었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 내용이 담긴 문서 파일은 조 전 장관의 부친이 직접 작성한 육필을 직원이 컴퓨터로 옮겨 타이핑한 서류인 만큼 증거능력이 없다고도 결론냈다.
결과는 조씨가 교사 지원자 두 명으로부터 억대 금품을 수수하고 채용시험 문제를 유출한 혐의만 인정됐고 형량은 징역 1년이었다. 조씨의 교사 채용비리 공범이 징역 1년~1년6월을 선고받은 것과 비교하면 주범이 오히려 형량이 낮았다.
항소한 검찰은 조 전 장관의 부친의 진술을 배척한 게 부당하다는 주장과 함께 실제 조씨가 하도급 공사를 수행하지 않았다는 점을 입증하는 데 주력했다. 조씨가 2010년 허위채권을 원인으로 웅동학원 수익용 기본재산에 가압류등기를 한 이상, 학교법인에 손해를 입힌다는 배임의 고의를 인정할 수 있다는 주장도 폈다.
항소심 결과는 1심과 정 반대였다. 2심 재판부는 조씨가 하도급을 받은 회사가 사실상 하도급 공사를 수행할 능력이 없는 서류상 회사라고 판단했다. 계약서 자체도 1996년 공사 당시가 아니라, 2006년 조씨가 웅동학원을 상대로 공사대금을 달라고 소송을 냈을 무렵 급조된 것으로 결론냈다. 1996년 계약서 작성 연습을 2006년 이면지에 했다는 게 모순이라는 검찰 주장도 타당하다고 봤다.
조씨는 법정구속 상태에서 대법원 판단을 받게 됐다. 아직 주심 대법관은 정해지지 않았다. 구속기한을 감안하면 내년 3월 이전에는 최종 결론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좌영길 기자
jyg97@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