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단 1년만에 부활…회계사 출신 박성훈 검사
“금융범죄, 신속 수사 중요… 컨트롤타워 역할 할 것”
회계 감사·경영컨설팅 회사 경력 특수수사 강점으로
“권한 큰 만큼 책임감도 많이 따라…성과 내겠다”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협력단을 운영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어디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다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시장에서 주가조작 등이 이뤄질 경우 신속하게 수사에 들어가 피해가 더 커지기 전에 방지하는 역할을 할 계획입니다.”
지난 1일 정식 출범한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수사협력단(협력단)의 박성훈(49·사법연수원 31기) 단장은 ‘신속한 수사’를 강조했다. “금융증권범죄의 경우는 피해 규모가 다른 범죄에 비해 크고,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도 크다”는 것이다.
서울남부지검은 우리나라 금융의 중심지인 여의도를 관할하고 있다. 다양한 유관기관 소속 전문가들이 협업하는 만큼 원활한 소통을 위해 전문성은 필수적이다. 박 단장은 “협력단에 오신 유관기관 분들과 대화를 할 때 용어나 내부에서 진행되는 프로세스를 서로 잘 알기도 하고, 금융감독원, 금융위원회, 예금보험공사, 증권거래소에서 오신 분들과도 예전에 일을 많이 하기도 해 소통하거나 융화하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협력단은 박 단장을 포함한 검사 5명과 검찰 수사관 및 특사경, 금융위와 금감원 등 유관기관 직원 등 총 46명으로 구성됐다. 오랜 기간 금융·증권 관련 기관에서 근무한 전문가들로, 변호사·회계사 자격을 보유하거나 박사학위를 소지한 사람도 있다.
이번 협력단 근무는 서울남부지검과 세 번째 인연이다. 2014년 협력단의 전신인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합수단)에서 초기 멤버로, 2019년 남부지검에서 금융조사 2부장으로 근무했다. 박 단장은 지난해 1년간의 예금보험공사 금융부실책임조사본부장 파견을 위해 남부지검을 떠났다. 그는 “사실 금조2부장을 하고 떠날 때는 ‘다시 남부지검에 와서 근무할 일은 없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며 “다시 남부지검으로 돌아와, 협력단장까지 맡게 되니 감개무량하고 막중한 책임감이 든다”고 말했다.
공인회계사 출신인 박 단장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며 회계사 시험에 합격했다. 이후 회계법인과 경영 컨설팅 업체 등에서 근무하며 전문성을 키웠다. 회사의 재무재표를 읽고, 기업회계기준을 점검했지만 결국은 계약관계와 거래관계를 따질 때 법률지식이 필요하다는 점을 절감했다고 한다. 결국 서울대 법대로 학사 편입한 그는, 3년의 준비 끝에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한차례 직업을 바꾼 셈이지만, 그는 “회계사 시절 경험이 일반 수사에서도 큰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짧지만 경영전략컨설팅 회사에서 일했던 점도 회사 경영자 관점을 이해하는 원동력이 됐다. 초임부터 서울지검(현 서울중앙지검) 특수 2부에 배치된 그는 ‘굿모닝시티 사기분양 사건’, ‘에버랜드 전환사채 저가 발행 사건’ 등 굵직한 사건에 투입됐다. 수사팀에선 재무제표 분석, 자금추적, 기업분석 등 업무를 전담했다. 박 단장은 “실제 회계사를 조사할 때도 대화가 잘 통해 편하고, 금융·증권 관련 조사에서도 메리트가 있다”며 “법정에서도 상대방이 부른 증인의 허점을 검사들 중 빠르게 찾아내 그 자리에서 반박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금융사건은 피해가 직접적이고, 연쇄적으로 발생하는 특성이 있다. 박 단장이 수사에 참여했던 2011년 저축은행비리, 2014년 벽산건설 사기적부정거래 사건, 2014년 보루네오가구 시세조종 사건도 마찬가지다. 벽산건설 사건과 보루네오 가구 사건은 박 단장이 2014년 서울중앙지검에서 서울남부지검으로 이전한 서울남부지검 합수단에 합류해 수사한 사건이다. 지난해 합수단이 폐지됐고, 1년 만에 협력단으로 이름을 바꾸긴 했지만, 익숙한 ‘친정’으로 돌아온 셈이다.
검찰의 직접수사 기능이 축소되면서 과거 합수단이 했던 역할을 신설 협력단이 제대로 이어갈 수 있느냐는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박 단장은 ‘걱정할 필요 없다’고 장담한다. 검찰이 준사법기관으로서 역할에 더 집중하면 된다는 게 그의 소신이다. “금융증권범죄는 굉장히 은밀하게 진행이 됩니다. 지능적으로, 눈에 잘 안 띄게, 자기들끼리 숨어서, 사람들이 잘 속아 넘아가고 잘 모르는 상태에서 당하고 피해자들도 대량으로 생산됩니다. (협력단은)앞으로 우리나라 금융증권범죄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게 될 겁니다. 수사과 뿐만 아니라 특사경, 일반 경찰까지 지휘 내지 사법통제를 해야 되죠. 권한이 큰 만큼, 책임감도 많이 따르는 상황이어서 좋은 성과 내도록 하겠습니다.”
▷광주고·서울대 ▷삼일회계법인 회계사 ▷사법연수원 31기 ▷대검 중수부 저축은행비리 합동수사단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장 ▷예금보험공사 금융부실책임조사본부장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수사협력단장
pooh@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