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미국제 전리품 들고 전쟁승리 자축

미, 험비 2만5000여대·소총 35만정 등 제공

탈레반이 노획한 미제 무기를 들고 1일(현지시간) ‘정신적 고향’ 칸다하르에서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를 벌이고 있다. [EPA]
탈레반이 노획한 미제 무기를 들고 1일(현지시간) ‘정신적 고향’ 칸다하르에서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를 벌이고 있다. [EPA]
탈레반이 1일(현지시간) 칸다하르에서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를 펼치며 승리를 자축한 뒤 새로운 복장을 갖춰 입고 경계 임무에 임하고 있다. [AFP]
탈레반이 1일(현지시간) 칸다하르에서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를 펼치며 승리를 자축한 뒤 새로운 복장을 갖춰 입고 경계 임무에 임하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한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1일(현지시간) 노획한 아프간 정부군의 무기와 군장비를 이용해 대규모 퍼레이드를 펼쳤다.

이날 AFP통신에 따르면 아프간 남부 칸다하르의 외곽 고속도로를 따라 미국제 녹색 험비와 무장차량이 줄지어 달렸다.

아프간 제2의 도시인 칸다하르는 1994년 탈레반이 결성된 곳으로, 탈레반은 ‘정신적 고향’으로 여긴다.

퍼레이드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아프간전쟁 종료를 선언한 대국민연설을 한 뒤 보란듯이 열렸다. 탈레반이 미국제 전리품으로 전쟁 승리를 자축하고 선전한 것이다.

행렬에는 수많은 탈레반 깃발이 나부꼈다. 상공에는 헬기 한 대가 날고 있었다.

앞서 지난달 30일에도 미국제 UH-60 블랙호크 기종으로 추정되는 헬기가 칸다하르 상공을 비행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유됐다.

탈레반 측 입장을 대변하는 현지 언론 탈리브타임스는 이 영상에 대해 “우리의 공군! 현재 이슬람에미리트(탈레반 정식 국호)의 공군 헬기들이 칸다하르 상공을 비행하며 도시를 순찰하고 있다”고 전했다.

탈리브타임스는 탈레반이 새 국명으로 내건 ‘아프가니스탄 이슬람에미리트’의 공식 영어 뉴스를 표방하고 있다.

탈리브타임스는 미국이 아프간군에 원조한 것으로 추정되는 군수송기, 장갑차, 전투기 등 다수 노획 무기의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미국은 2003~2016년 아프간군에 소총 35만여정, 기관총 6만4000여정, 수류탄 발사기 2만5000여개, 지프차량인 험비 2만2000여대를 제공했다.

2017년부터 올해까지 아프간군에 추가로 제공된 험비는 3000여대, M4 소총는 3500여정에 이른다. 이 가운데 상당량이 탈레반에 넘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탈레반이 더는 러시아제 AK-47 소총을 들고 낡은 민간 트럭을 타고 이동하던 반군이 아닌 것이다.

탈레반은 블랙호크 외에도 상당량의 아프간군 항공기를 노획한 것으로 보인다.

미 아프간재건특별감사관실(SIGAR)에 따르면 6월 말 기준으로 아프간 공군은 공격용 헬기를 포함한 항공기를 모두 167대 운용하고 있다.

기종은 다목적 헬기 블랙호크를 비롯해 MD-530F 무장헬기, 러시아제 헬기 MI-17, 브라질제 A-29 경공격기 등이다.

다만 부품과 조종·정비인력 부족 등으로 탈레반이 항공기를 직접 운용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soo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