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의원들, 극단적 사례 들며 예외조항 기습 삭제 시도

상임위에서 우려 반영했던 내용…’강성’ 법사위는 “안 돼”

“국회의원 접대는 안 되고 보도는 공공복리 위한 것이냐”

“법사위 권한 넘어선다” 與 내부 비판에 관련 조문 ‘보존’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뒤 자리를 떠나고 있다. [이상섭 기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뒤 자리를 떠나고 있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이 새벽에 단독으로 처리한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두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 막판 내부 설전을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부 여당 의원은 언론계의 우려를 반영해 상임위에서 포함했던 내용을 삭제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며 “국회의원이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을 보도하는 것이 왜 징벌적 손해배상에서 제외돼야 하느냐”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25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의결 직전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포함된 적용 예외 조항을 삭제하는 문제를 놓고 이견을 보였다. 일부 의원들이 “공공복리를 위한 보도는 징벌적 손해배상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문구를 삭제해야 한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최강욱 열린민주당 의원은 청탁금지법과 관련된 보도를 징벌적 손해배상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문구를 삭제할 것을 요구했다. 최 의원은 회의에서 “허위 보도를 했는데 청탁금지법에 해당하는 사안은 공공복리를 위한 것이라며 일반 배상만 시킨다는 것이 맞느냐”라며 “만약 내가 1000만원어치 접대를 받았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허위였다고 하자. 그런데 국회의원이 접대를 받는 것은 안 될 일이고, 그걸 보도하는 것 자체는 공공복리를 위한 것이니 징벌적 손해배상에서 빼야 한다는 주장을 받아주자는 얘기냐”고 했다.

최 의원의 주장에 민주당 소속 의원들도 예외 조항을 더 삭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성폭력 범죄와 관련된 보도를 징벌적 손해배상 예외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예를 들어 언론이 성폭행 피해자 가족의 집주소를 노출시키고 피해 부모가 잘못했다는 식으로 기사를 썼다고 하자. 징벌적 손해배상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또 “국가보안법과 관련한 보도 역시 (징벌적 손해배상)에서 빠지게 돼있다. 예외를 만들면 시민을 보호하겠다는 법 취지와 체계가 다 맞지 않고 틀어져 버린다. 해당 조문을 제외하는 것이 맞다”고 덧붙였다.

극단적 사례를 들어가며 예외 조항 삭제를 요구하는 여당 의원들의 주장이 계속되자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일부 조문은 남겨둬야 국회 문체위에서 법안을 보완한 취지를 살릴 수 있을 것”이라며 우회적으로 우려를 나타냈다.

다른 민주당 의원들도 “문체위에서 합의한 내용을 법사위가 체계ᆞ자구 심사 권한을 넘어서 수정하려 한다”는 비판을 했고, 일부 의원은 “극단적 사례가 아니느냐”고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결국, 법사위원장 직무대리를 맡은 박주민 의원이 10분간 정회를 선언하며 논의가 중단됐고 논의 끝에 관련 조항은 그대로 남게 됐다.

한편, 법안 내용 중 고의ᆞ중과실을 추정할 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입은 경우' 등을 규정한 부분은 일부 삭제키로 했다. 여당 내에서도 손해라는 결과를 통해 중과실을 추정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 나왔기 때문이다.


osyo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