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경제 열풍이라고들 한다. 2023년이 되면 서비스 공급의 75%가 구독화될 것이라고 한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주장이다. CEO들로선 솔깃해지지 않을 수 없지만 곳곳에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
그래서 기준이 요구된다. 구독경제란 결국 구독할만 한 것, 구독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것, 구독할 필요가 없는 것 세 범주로 나뉘어진다.
아마존, 구글, 애플의 구독상품은 최소 앞의 두 범주에 해당된다. 두번째에서 시장 확장의 가능성이 있다. 이것이 영역을 넓혀가는 중이다.
물론 이론상으론 빌딩, 탱크, 전투기, 공장설비도 다 구독 가능한 범위에 있긴 하다. 다만, 사용빈도와 고객가치, 구독성 등에서 경제성을 충족시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구독할 필요가 없는 것이 된다.
또 사유성과 함께 공유성도 개입된다. 자동차 구독, 모빌리티, 택시서비스 등이 이에 해당된다. 사유성의 범위는 개인이 늘 입고 쓰는 물품군이 속할 것이다.
구독경제와 사유경제의 경계선 있는 사업도 있다. 흔히 ‘렌털’이라고 하는 것인데, 한국만의 특이한 물품 임대차 사업이다. 일시불로는 사기엔 비싼 물품을 매월 분할된 원금과 할부이자를 내면서 약정기간 사용·수익한다. 엄밀히 말하면 구독성이 없으니 구독경제도 공유경제도 아닌 할부시스템일 뿐이다.
그런데 여기도 약간의 구독성이 가미돼 있긴 하다. 소모품을 정기적으로 교체해야 하는 정수기나 공청기 등이 주요 대상인데, 구독형 유지관리 서비스가 부가돼 있다는 점이다. 유지관리의 정기적 필요가 있는 한 렌털사업은 지속가능성과 함께 성장성을 갖는다.
구독경제의 미래에 대해선 상반된 전망이 존재한다. 장밋빛 전망에 대해선 따로 말 할 필요가 없겠다.
구독경제는 자원배분에서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다. 구독하지 않아도 될 물건을 정기적으로 배송받아 쟁여두는 소비습관을 만들기도 한다. 기업에서 정기적인 판매는 정기적인 소득을 의미한다. 시장조사, 마케팅, 재고관리 등에서 비용과 리스크가 확 줄어든다.
플랫폼적 특징을 가진 구독경제에서 공급자의 횡포도 무시 못할 일이다. 무료로 시작한 서비스 상당수는 회원 수가 충족되면 유료로 전환된다. 가격, 이용료 인상도 공급자의 손에 달려 있다. 해지나 환불도 구매 단계보단 훨씬 어렵다.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보면, 곳곳에 구멍이 드러나는 것이다.
이밖에 구매와 구독에 차이가 있는 것처럼 강변되기도 한다. 소요 비용의 과다만 있을 뿐 매달 정기적인 가격을 지불하고 이용한다는 사실은 불변이다. 고객경험을 미끼로 활용하고 있을 뿐이다.
비즈니스란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돈을 버는 게 이상적인 모습이다. 현명한 수용을 기대한다.
조문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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