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악지역 9곳...급속 세 확산

美정보당국 “한달내 넘어갈수도”

中·러 등과 트로이카 회의 열려

아프가니스탄 무장 반군 탈레반 세력이 빠르게 공세에 나서 전체 34개 주도 가운데 9곳을 점령한 가운데 수도 카불 또한 예상보다 훨씬 빨리 함락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아프간 전쟁에 참여했던 미군과 동맹국들은 아프간 정부군의 빠른 붕괴에 경악하면서도 철군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정보당국은 아프간 수도 카불이 한 달 이내에 탈레반 세력권으로 넘어갈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 역시 미 당국자를 인용해 한 명은 한 달 이내, 다른 한 명은 90일 이내에 수도가 함락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고 전했다.

이는 앞서 미 정보당국이 미군 철수 후 6개월에서 12개월 이내에 카불이 함락될 수 있다고 평가한 것보다 훨씬 빠른 것이다.

미 군사정보 업무에 관여하는 한 인사는 현 상황에 대해 “모든 것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WSJ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아프간 주둔 미군의 9월 철수를 선언했던 4월 당시만 해도 상황이 이 정도로 악화할 거라 예상한 이는 없었다고 회고했다. 미군이 떠나더라도 아프간 정부군이 제 역할을 해줄 것이라 믿었다는 것이다.

그런 예상을 뒤엎고 탈레반은 빠르게 거점을 넓혀나가고 있다. 전체 34개 주도 중에 탈레반이 장악한 지역은 9곳으로 늘었다.

아프간 정부군이 빠른 속도로 붕괴되는 모습에 미국 주도로 참전한 동맹국들은 경악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군이 해외에 주둔할 필요가 있느냐는 회의적 시각마저 고개를 들고 있다.

미국은 이날 카타르 도하에서 중국, 러시아 등과 함께 ‘트로이카’ 회의를 열어 아프간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미 외교안보 전문가는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하면 중국과 러시아가 세력을 넓힐 기회가 생긴다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WSJ에 따르면 중국과 러시아는 지난 9일부터 중국 북서부 닝샤 일대에서 연합훈련을 실시하며 아프간 문제 대처 등을 앞두고 결속을 강화하고 있다.

앞서 바이든 정부는 9.11 테러 20주기인 오는 9월 11일 전까지 아프간 철군을 완료하겠다고 약속했으며, 5월부터 현지 병력을 철수하고 있다. 미국의 철군 완료 목표 시점은 이달 31일이다.

바이든 정부가 아프간 철군이라는 기조를 변경하지 않는 한 미군의 탈레반 공습은 이달 말 미군 철수 완료와 함께 종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카불의 조기 함락 가능성과 관련해 “우리는 그 나라 일부에서 악화하는 안보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그러나 우리 관점에서 특정한 결과가 반드시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언론 질문에 아프간 미군의 철수 결정을 후회하지 않는다면서 아프간 정부 지도자들을 향해 “그들은 자신을 위해 싸우고 그들의 국가를 위해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 역시 전날 기자회견에서 아프간군이 탈레반에 맞서지 않을 경우 미군의 역할에 대해 “많지 않다”고 답했다.

하니프 아트마르 아프간 외교장관은 탈레반에 대해 미국 등이 군사력으로 대응하고 제재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수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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