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반짝했다 시들해진 음식물처리기
코로나19로 ‘집쿡’ 늘며 부활…중견업체도 진출
냄새·소음 잡은 신제품으로 시장 확대
한 때 주방의 골칫거리를 해결해주는 효자로 주목받다 소음, 냄새 발생 때문에 주춤했던 음식물처리기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 지난해까지 중소기업들이 틈새시장을 개척했는데, 올해는 중견 가전기업들이 앞다퉈 진출하는 상황이다. 부활한 음식물 처리기의 배경에는 코로나19가 있다.
신일전자(대표 정윤석)는 지난 24일 CJ온스타일의 라이브 홈쇼핑을 통해 ‘에코 음식물 처리기’를 출시했다. 정윤석 대표는 “먹는 것에 신경 쓰는 것만큼 먹고 난 이후 ‘애프터 다이닝’도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이번 신제품을 선보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제품은 고온건조 맷돌 분쇄 방식을 이용해 음식물 쓰레기를 건조하고 분쇄한 뒤 열을 식혀주는 형태다. 신일은 음식물 쓰레기에서 발생하는 유해가스와 세균도 99.9% 제거한다고 설명했다.
음식물처리기는 지난해까지 모두 렌탈이나 스마트카라 등 중소업체에서 틈새상품으로 선보였던 제품이다. 싱크대에 연결해 음식물쓰레기를 바로 갈아 처리하는 습식 분쇄 처리기 시장 역시 중소기업들의 주무대였다.
그러나 올해부터 중견 가전기업들이 시장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캐리어에어컨이 지난달 바이오 음식물처리기 ‘클라윈드 위즈’를 선보였고, 쿠쿠홈시스도 지난 9일 ‘맘편한 음식물처리기’를 내놨다. 두 업체 모두 에어컨과 전기압력밥솥 등 주력 상품이 따로 있었지만 틈새시장을 공략할 신상품으로 음식물처리기를 주목한 것이다.
음식물처리기는 2000년대만 해도 유용한 혼수품, 집들이선물 등으로 주목받았다. 냄새와 벌레꼬임 등 주방의 골칫거리였던 음식물쓰레기를 위생적으로 해결해준다는 점에서 필수 소형가전으로 꼽혔다. 그러나 처리 과정에서 열이나 악취, 소음 발생 등 불편한 점들이 부각되면서 이내 인기가 시들해졌다.
음식물처리기가 부활한 배경에는 코로나19가 있다. 지난해부터 코로나19로 집쿡(외식을 자제하고 집에서 요리하는 것) 트렌드가 확산되고, 위생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면서 수요가 증가한 것이다. 여기에 최근 환경보호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나온 제로웨이스트 운동(쓰레기를 줄이려는 움직임) 등의 영향도 있었다. 업계가 추산하는 지난해 시장 규모는 1000억원 가량. 올해는 더 성장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최근 나온 제품들은 기존 음식물처리기의 페인포인트였던 열, 악취, 소음 발생을 줄였다는 점도 시장 확대에 도움을 주고 있다. 음식물처리기는 크게 미생물 분해와 분쇄건조 두 가지 형태로 나뉘는데, 쿠쿠나 캐리어에어컨은 미생물 분해 방식을 택했다.
모두렌탈, 스마트카라, 신일전자 등은 분쇄건조 방식이다. 미생물 분해의 경우 대부분 필터를 사용해 냄새를 잡았다. 분쇄건조 제품들도 캐리어에어컨 제품이 35dB, 신일이 28.9dB까지 소음을 줄였다. 신일은 “건조 모드 기준으로는 발생하는 소음이 속삭이는 목소리보다 작다”고 강조했다.
도현정 기자
kate01@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