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영국 정부가 유럽연합(EU)으로부터 부과받은 추가분담금을 절반으로 깎았다고 발표한 게 아전인수식으로 협상 성과를 부풀렸다는논란에 휘말렸다.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은 EU 재무장관 회담을 통해 자국의 추가 분담금을 50% 깎았다고 발표했지만 실제로는 감액이 아닌 분담금 리베이트를 상계키로 한 것으로 드러나 국민을 우롱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9일(현지시간) 영국 언론이 보도했다.

오스본 장관은 앞서 지난 7일 브뤼셀에서 EU 재무장관들과 만나 영국의 올해 EU추가분담금을 기존 17억 파운드(약 2조9천억원)에서 8억5천만 파운드로 조정했으며 내년 9월 이후 2회에 걸쳐 분납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이에 대해 영국의 입장이 성공적으로 반영된 결과라는 자화자찬까지 덧붙였다.

하지만 다른 회원국 재무장관들이 이를 반박하고 나서면서 역풍이 이어졌다. EU재무장관들은 추가분담금 삭감을 논의한 사실이 없으며 오스본 장관이 주장하는 분담금 감액은 새로 발생하는 분담금 리베이트를 고려한 계산일 뿐이라고 공개했다.

영국 정부는 결국 EU로부터 추가분담금을 삭감 받는 게 아니라 납부 기한만 9개월 미뤄 리베이트를 상계한 금액을 낸다는 설명이었다.

이에 따라 재무장관이 눈속임 발표로 국민을 속였다는 질책이 쏟아졌다.

야당인 노동당의 에드 볼스 예비내각 재무장관은 “영국의 납세자들은 단 한 푼도 구제받지 못하게 됐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극우성향 정책으로 집권 보수당을 위협하는 영국독립당(UKIP)의 나이젤 파라지 당수도 “EU 추가분담금으로 가중되는 납세자들의 고통을 은폐하려고 오스본 장관이 속임수를 썼다”고 공격했다.

오스본 장관은 논란이 확산하자 “협상 테이블에 이전까지 불확실했던 추가분담금에 대한 EU 리베이트를 확약받았기 때문에 영국의 부담이 줄어든 게 맞다. 영국 납세자의 분명한 승리”라며 해명했다.

그러나 영국 정부가 그간의 호언에도 EU를 상대로 추가 분담금을 한 푼도 깎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 내년 총선 가도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영국 언론은 분석했다.

EU는 앞서 회원국 분담금 산출에 새 기준을 적용하면서 경제 사정이 좋은 영국에 올해 분담금으로 1년치 금액의 20% 수준인 17억 파운드를 추가로 할당하고 납부기한을 12월 1일로 정해 영국 정부의 거센 반발을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