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저점 형성한 뒤 옥수수·콩 등 재차 반등세
판매가 인상 여부에 실적 엇갈려
“예견된 비수기…하반기 노려야”
최근 조정세를 보이던 옥수수·대두·밀 등 곡물 가격이 재차 상승세로 방향을 잡자 식품주가 맥을 못 추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가격 인상을 단행하며 이익을 보전받는 기업과 가격 전가가 어려운 기업 간에 주가의 차별적인 움직임이 일어날 것이라 전망한다.
15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곡물가는 지난 5월 고점을 형성한 뒤 꾸준히 조정을 받다 최근 재차 반등에 나서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된 옥수수 선물 가격은 부셸당 568센트를 기록 중이다. 이는 지난해 대비 약 70% 상승한 가격이며, 지난 8일 저점을 형성한 529.4센트 대비 7.3% 오른 수치다. 대두(콩)와 소맥(밀) 역시 1453센트, 654센트로 지난해 대비 약 65%, 35% 급증했다. 이들 또한 이달 초 저점을 형성한 뒤 최근 가파르게 반등에 나서고 있다.
이는 곡물 가격이 고점을 형성한 뒤 추세적 하락 기조를 이어갈 것이란 예상과 다른 흐름이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지난 6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24.6포인트로 지난해 이후 13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이에 곡물 가격이 상승 추세에서 하락 추세로의 변화 기대감이 커진 바 있다.
상황이 이렇자 식품주 전반에 일던 주가 상승 기대감이 약해지고 있다. 오뚜기 주가는 전 거래일 3000원(0.56%) 하락한 52만8000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3개월간 8.0% 하락한 수치다. 같은 기간 오리온(7.5%)과 삼양식품(2.2%)도 이와 유사하게 하락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오뚜기는 냉동피자·케찹 등 가격을 10% 인상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음에도 주가가 지지부진하다. 주력제품인 라면의 경우 가격 민감도가 커 가격 인상 기대감이 옅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지난해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되며 라면 사재기가 활발했던 것도 올해 역기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오뚜기의 2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대비 15% 감소한 450억원으로 추정 중이다. 농심 역시 원맥·팜유 등 원재료 가격의 큰 상승으로 영업이익이 같은 기간 대비 51.52%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나마 CJ제일제당 주가만 최근 3거래일 연속 상승 흐름을 이어가며 같은 기간 9.0% 상승했다. 이는 코스피 상승분(2.6%)을 상회하는 수치다. CJ제일제당의 경우 높은 경쟁력을 바탕으로 판매가를 올릴 수 있다는 시각이 모이며 악재 속에서도 주가가 버티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햇반 등의 판매가격 인상 효과가 반영된 데다 슈완스를 비롯한 해외 가공식품도 매출 성장세를 기록 중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 CJ제일제당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전년 대비 5.24% 증가한 4051억원으로 추정한다.
전문가들은 2분기는 이미 ‘예견된 비수기’였다면서 본격적인 가격 인상이 예상되는 하반기를 노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곡물가 인상으로 많은 업체가 판매가 인상을 단행했고, 하반기 추가 인상 가능성이 커져 예견된 비수기”라며 “악재는 주가에 반영된 상황이기 때문에 하반기 개선세가 드러날 수 있다”고 밝혔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음식료 업종의 경우 전년도 강세와 곡물가 상승으로 주가가 하락세였던 것은 사실이지만, 점유율 상승과 제품 포트폴리오 강화 등으로 기초체력도 커지고 있다”며 “하반기 차별화된 밸류에이션을 지닌 기업의 경우 중장기 성장 동력 부각에 따른 주가 상승 기회를 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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