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은닉 혐의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확정

조국 후보자 지명 후 정경심 요청따라 PC 은닉

정경심 교수는 1심서 ‘본인 증거 인멸’로 무죄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지난해 12월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지난해 12월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조국 전 법무부장관 부인 정경심 교수의 요청을 받고서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 증거를 숨긴 혐의로 기소된 자산관리인에게 징역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8일 증거은닉 혐의로 기소된 김모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김씨는 2019년 8월 조 전 장관이 후보자로 지명된 후 자녀 입시비리, 사모펀드 투자 비리 의혹 등이 불거져 검찰이 수사를 시작하자 정 교수 요청에 따라 하드디스크 3개와 교수실 컴퓨터 본체를 숨긴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과 법원에 따르면 김씨는 정 교수로부터 ‘압수수색에 대비해야 한다’,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교체해달라’는 요청을 받고서 자택 하드디스크와 교수실 컴퓨터를 타인 승용차, 헬스장 등에 숨겼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2019년 8월 27일 조 전 장관 일가 의혹 관련 장소들을 대대적으로 압수수색한 직후였다. 투자증권사에 근무하며 2014년부터 정 교수의 담당관리자를 맡았던 김씨는 정 교수 및 가족들과 자주 교류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김씨가 은닉한 컴퓨터 본체 및 하드디스크에서 정 교수에 대한 형사사건 관련 주요 증거들이 발견된 점에 비춰 그 죄책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은닉한 하드디스크를 임의 제출한 점 등을 감안해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항소심도 1심 판단을 유지했다.

총 15개 혐의로 기소돼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는 정 교수도 이 부분과 관련해 김씨에게 증거은닉을 교사한 혐의를 받는다. 다만 정 교수의 1심 재판부는 정 교수가 김씨와 증거를 은닉한 점은 인정했지만, 함께 증거인멸을 한 것이어서 교사범으로 처벌할 수 없다고 보고 이 부분을 무죄로 판단했다.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자신의 증거를 인멸한 행위는 처벌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취지다. 다만 향후 수사에 대비해 자택 컴퓨터의 하드디스크와 동양대 교수실 컴퓨터를 은닉하기로 조 전 장관과 공모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dand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