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죄는 피해자 의사 반해 공소제기 못 해”

윤석열 비상상고로 판결 오륲 바로잡아

대법원. [연합]
대법원. [연합]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대법원이 택시기사를 폭행 후 합의했는데도 벌금형을 선고받은 가해자를 처벌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판결을 바로잡아달라며 비상상고한 사안이다.

대법원 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폭행 혐의로 기소된 강모 씨의 비상상고심에서 100만원의 벌금형에 처한 약식명령을 깨고 공소기각 판결했다고 5일 밝혔다. 비상상고란 판결이 확정됐더라도, 법령 위반이 확인되면 불복 신청을 하는 비상구제 절차를 뜻한다.

재판부는 “폭행죄는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며 “피해자는 약식명령 청구 전에 강씨에 대한 처벌불원 의사표시를 했으므로 이 사건 약식명령 청구는 그 제기의 절차가 법령에 위배돼 무효인 때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를 간과한 채 강씨에 대해 약식명령을 발령한 원판결은 법령에 위반한 것”이라며 “이를 지적하는 비상상고이유는 정당하다”고 덧붙였다.

공소기각이란, 법원이 검찰의 기소가 잘못됐다고 판단해 재판을 종료하는 것을 뜻한다. 또한 ‘반의사 불벌죄’ 사건에서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단 의사표시를 할 경우에도 법원은 공소기각해야 한다. 반의사불벌죄란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단 의사를 표시하면 처벌할 수 없는 범죄로, 형법상 폭행죄 등 일부 범죄가 이에 속한다.

강씨는 2019년 11월 16일 전북 군산에서 택시에 탑승한 후, 다른 택시에 타라는 택시기사와 말다툼 끝에 기사의 오른쪽 귓불을 잡아당겨 폭행했다. 택시기사는 같은 달 29일 강씨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가 포함된 합의서를 검사에게 제출했다. 하지만 전주지검은 12월 약식명령을 청구했고, 같은 날 법원에도 합의서가 추가로 전달됐다. 그럼에도 전주지법 군산지원은 2020년 1월 강씨에게 벌금 1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이 사건은 윤 전 총장이 지난해 말 제기한 비상상고 5건 중 하나다. 비상상고는 검찰총장만 대법원에 제기할 수 있다. 윤 전 총장은 취임 후 총 11건의 비상상고를 제기해, 문무일 전 총장의 9건을 넘어 역대 가장 많은 비상상고를 제기한 검찰총장으로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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