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주민수용성 설문조사

발생지 처리원칙 공감 확산속

구청장 내년 선거앞 눈치보기

15개區 ‘설치 여유부지 없음’

인천광역시 서구에 위치한 수도권매립지. [헤럴드경제DB]
인천광역시 서구에 위치한 수도권매립지. [헤럴드경제DB]

서울시가 새 광역자원회수시설(쓰레기 소각장) 건립을 위한 후보지를 찾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민 70%가 거주지 주변에 소각장 설치에 찬성하는 반면 자치구청장의 70%는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서울시가 신규 광역자원회수시설과 관련한 주민수용성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서다. 생활 쓰레기는 발생한 지역 안에서 처리해야한다는 ‘발생지 처리 원칙’ 인식이 이미 시민들 사이에 널리 퍼져있음에도 주민 설득에 앞장서야 할 구청장들은 여전히 님비시설로 보는 인식의 한계와 ‘내년 지방자치선거를 앞두고 주민 눈치보기’ 현실을 드러낸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번 조사는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4월16일부터 6월 4일까지 만 18세 이상 시민 1500명, 구청장 25명을 대상으로 했다. 전체 자치구청장 25명 가운데 20명만 응답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3%다.

1년 전과 비교해 최근 가정 생활 쓰레기 배출량 변화와 관련해 응답 시민 42.9%가 늘었다고 답했다. 변화가 없다는 응답은 43.0%, 줄었다는 13.0%였다. 또한 86.4%가 가정의 생활쓰레기 양을 줄여야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쓰레기 소각장에 대해선 대부분 ‘어쩔 수 없이 선택해야 할 시설’(72.7%), ‘쓰레기처리 문제해결 좋은 방법’(20.6%)으로 여겼다. ‘혐오 시설’이란 인식은 5.2%에 그쳤다.

서울시에 쓰레기 소각장을 더 짓는 것에 관해서도 찬성이 76.1%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반대는 19.7%, 모르겠다는 4.3%였다. 거주지 근처에 소각장을 설치하면 찬성하냐는 물음에도 찬성이 69.6%로 높았다. 반대가 25.7% 정도이며, 모르겠다는 4.7%였다.

쓰레기 소각장 설치를 반대하는 이유는 건강상 피해(52.0%), 소각시설 발생 악취(11.9%), 운반차량으로 인한 환경오염(11.9%), 경제적 손실(10.1%), 기타(4.2%) 순으로 응답률이 높았다. 소각장 설치와 관련해선 시민들 보다 구청장이 더 보수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응답 구청장 20명 중 관할 지역에 쓰레기 소각시설이 없다고 한 구가 15개구로 대부분이었다. 쓰레기 소각시설이 ‘충분하다’고 한 응답은 3개구 뿐이었고, ‘부족하다’는 2개구였다.

하지만 소각시설 설치에 대해선 ‘충분하다’고 한 3개구를 제외하고, 나머지 17개구 구청장 전원이 반대한다고 답변했다.

반대 이유(중복응답)로는 ‘설치 여유부지 없음’(15개구), ‘주민 민원으로 수용 불가’(7개구) 등을 들었다. ‘자기 집과 지역 주택가격 하락에 따른 경제적 피해’를 꼽은 구청장도 1명이다. ‘유해물질에 의한 환경오염’ 때문에 반대하는 이도 1명이었다.

소각시설을 입지한 구에 지역발전기금을 내는 것에 대해선 16개구가 찬성, 1개구가 반대했다.

시민과 구청장 모두 소각장 입지에 따른 주민편익시설로 스포츠 시설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 선호도는 수영장·헬스장 등 스포츠센터(46.3%), 공원과 키즈카페 등 놀이시설(41.7%), 도서관 등 문화교육시설(32.2%), 사회복지관 등 복지시설(25.7%), 공공청사(23.5%), 공연전시시설(19.4%) 순으로 높았다. 구청장 선호 시설도 1~3위가 시민과 같았다.

시민들은 설치 반대 주민을 설득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소각장 지하설치와 지상에 주민편익시설 설치 및 난방료 지원’(76.5%) 등 대부분 경제적 혜택을 꼽았다. 유해물질 조사 및 공표(59.7%), 주민 의견을 지속 반영(31.3%), 부정적 이미지 개선을 위한 홍보(18.3%) 순으로 답했다.

시민들은 거주지 인근에 쓰레기 소각장이 설치될 경우 경제적 혜택으로 ▷난방요금 및 아파트 관리비 지원(69.5%) ▷주민편익시설 설치 및 이용료 감면(48.2%) ▷주민고용 일자리 창출(37.7%) 순으로 많이 선택했다.

쓰레기 소각장 설치와 관련해 서울시가 해야 할 역할로는 다양한 주민지원으로 주민 설득(32.3%), 유해성 조사 및 공표(26.4%),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24.9%), 시민 참여 유도(15%) 등 지자체의 소통과 투명성을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구청장은 주민수용성 제고방안으로 구민 우선채용, 발전기금 조성, 직접 피해보상, 다양한 주민편익시설 설치, 환경안정성 입증자료 제시 등 주민 불안해소 등을 제시했다.

서울시는 오는 8월까지 서울 전역을 대상으로 광역자원회수시설 입지 후보지 타당성 용역을 거쳐 이르면 9월께 후보지를 선정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입지 후보지에 대한 주민 인센티브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지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