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력있는 콘텐츠 목소리 커져

플랫폼사와 ‘갑을관계’ 지형도 변화

프로그램 사용료 놓고 진통 잇따라

CJ ENM 이어 지상파 VOD 인상

“이젠 제 값 받겠다”

콘텐츠의 ‘반란’이 본격화됐다. 실시간 방송, 다시 보기 등을 무료로 이용하던 시대는 옛말이 됐다. 온라인동영상플랫폼(OTT)의 홍수 속에서, 콘텐츠가 서비스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되면서 경쟁력있는 콘텐츠가 ‘귀한 몸’이 된 것이다.

단순히 콘텐츠에 값을 지불하는 것을 넘어, 경쟁력 있는 콘텐츠는 더 비싼 ‘제 값’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플랫폼사와 콘텐츠 제공사들의 이른바 ‘갑을 관계’ 지형도가 달라지기 시작하면서 곳곳에서 적지 않은 진통도 일어나고 있다.

▶목소리 커진 콘텐츠사...“사용료 더 내” vs “무리한 요구”= 최근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는 IPTV사(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와 CJ ENM간의 프로그램 사용료 논쟁은 달라진 ‘역학관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CJ ENM은 자사의 프로그램을 IPTV에 제공하고 받는 사용료를 전년대비 25% 인상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CJ ENM은 IPTV 업계가 콘텐츠를 저평가하고 있어 채널 영향력과 콘텐츠 투자 규모에 걸맞은 사용료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IPTV사들은 “지나친 요구”라고 반발, 좀처럼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IPTV업계는 “대형 콘텐츠사가 과도한 인상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는 결국 중소 사업자의 피해로 돌아가는 것”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지면서 급기야 프로그램 송출을 중단하는 ‘블랙아웃’ 우려까지 커졌다.

LG유플러스는 최근 사용자들에게 자사 U+모바일tv에서 제공 중인 CJ ENM 채널의 실시간 방송이 종료될 수 있다고 안내했다. tvN, tvN 스토리, O tvN, 올리브, 엠넷, 투니버스 등 CJ ENM의 10개 채널이 중단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LG유플러스측은 “방송 제공을 위해 CJ ENM과 계속 협의 중”이라면서도 “협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제휴사(CJ ENM)가 실시간 방송 공급을 중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상파 VOD 가격도 줄줄이↑= 콘텐츠 ‘몸 값’ 인상 분위기는 CJ ENM 뿐 아니라 지상파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KBS, MBC, SBS 등 지상파3사는 오는 18일부터 OTT에서 이용하는 지상파 VOD의 가격 인상을 예고한 상태다. 지난 4월 VOD 가격을 올린 CJ ENM에 이어 지상파도 가격 인상에 나선 것이다.

KBS의 경우 SD화질의 VOD 가격은 기존 550원~1100원에서 1650원으로 인상한다. MBC와 SBS는 550원~1100원에서 2200원으로 올린다. HD화질의 화질의 경우 3사 모두 기존 1650원에서 2200원으로 가격을 인상한다.

콘텐츠 ‘제 값 받기’ 움직임을 바라보는 시각은 다소 엇갈린다. 콘텐츠를 이용하기 위해선, 정당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인식이 이용자들 사이에서도 과거에 비해 크게 개선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원하는 프로그램을 보기 위해 돈을 내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과거보다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며 “콘텐츠를 이용하기 위해 소비자들이 기꺼이 지갑을 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콘텐츠의 경쟁력과 상관없이 업계 전반의 가격인상 분위기에 휩쓸려 자칫 이용자들의 부담만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의 시각도 있다. 한 OTT 이용자는 “좋은 콘텐츠라면 기꺼이 지갑을 열겠지만, 콘텐츠 경쟁력이 떨어지는데도 가격 인상만 요구하게 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박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