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2022년 업계 점유율 29%까지 높일 전망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중국 당국이 오는 2025년까지 반도체 70% 자급 목표를 제시한 가운데 중국 본토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저가제품 시장에 주력하면서 업계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반도체 가격 하락이 불가피해 중국 업체들은 선두그룹을 위시한 업계 전체를 위협하는 도전자가 될 거라는 분석마저 나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3일 중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이 미중갈등과 전세계 반도체 부족 사태를 맞아 반도체 자립도 목표 달성을 위해 경사가 급한 언덕을 올라가고 있다면서 중국 업체들은 일단 저가 시장을 점차 장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프랑스계 투자은행인 나티시스 측 분석을 인용, 중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업체인 창장춘추(長江存儲·YMTC)와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저가 메모리 칩 부문에 주력하면서 2020년과 2022년 사이에 업계 점유율을 29%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나티시스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담당 이코노미스트인 게리 응은 "오늘날 반도체 산업은 오랜 세월 구축된 글로벌 공급망에 의존하고 있어 어느 한 나라가 완전히 반도체 자급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 본토 반도체 기업들이 비록 낮은 수준이기는 하지만, 앞으로 점차 업계 선두 기업들을 위협할 것"이라면서 "중국 업체들의 저가 제품 공세로 시장 가격이 더 낮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 당국은 '메이드인 차이나 2025'라는 산업계 혁신 청사진의 일환으로 2025년까지 중국 자체 반도체 수요의 70%를 자체 충당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추진 중이다.
중국은 미중갈등 격화 속에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부족 현상이 초래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유럽과 경쟁하기 위해 반도체 분야에 막대한 투자금을 퍼붓고 있다.
시장분석업체인 가트너는 지난달 보고서에서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가 내년 2분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가트너의 수석 애널리스트 카니시카 차우한은 "반도체 부족은 공급망을 심각하게 훼손할 것이고, 각종 전자장비 생산에 제한을 가할 것"이라면서 관련 생산업체들은 웨이퍼 단가를 올리고, 또 칩 단가를 올리면서 혼란을 겪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러한 혼란기에 세계 반도체 생산업체들은 큰 수익을 얻게 될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세계 10대 파운드리(반도체 제조업체)의 올해 1분기 수익이 역대 최대에 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대만의 대표적 파운드리 업체인 TSMC는 반도체 부족 사태 대응을 위해 생산설비를 확장했다.
SCMP는 이러한 반도체 생산 능력 확대는 중국 본토 파운드리 생산설비 확대에 따라 향후 과잉투자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응 이코노미스트는 "언젠가 공급 능력이 수요를 넘어설 때가 올 것"이라면서 "그때 가서는 반도체 칩이 도처에 넘쳐나는 상황에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